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이 매주 윤석열 검찰총장에게 주요 사건 처리 현황 등을 대면으로 보고하는 '총장 주례보고'가 3주째 서면으로 대체됐다. 언론인과 검찰 간부가 여권 인사의 뒤를 캐려 했다는 '검언유착' 의혹 사건 처리를 둘러싼 논란은 소강상태에 접어들었지만, 치열하게 맞붙었던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의 심리적 거리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은 모습이다.
15일 검찰에 따르면 이날 예정됐던 이 지검장의 총장 주례보고는 서면으로 이뤄졌다. 검언유착 사건을 둘러싼 검찰 내부 갈등이 고조되면서 이달 1일과 8일 주례보고가 서면으로 대체된 데 이어, 이날까지 3주 연속으로 대면 없이 서면으로 보고가 이뤄진 것이다. 이날 이 지검장 측은 대면보고를 준비하고 있었으나, 대검의 연락을 받고 서면보고만 올린 것으로 전해졌다.
중요한 사건을 다수 처리하는 서울중앙지검장은 통상 매주 수요일마다 총장을 만나 주요 사건 진행 상황 등을 보고해 왔다. 사건이 많은 서울남부지검도 지검장이 2주마다 한번씩 총장을 만나 보고를 한다. 총장과 지검장은 보통 직접 얼굴을 마주하고 주요 쟁점을 논의한 뒤 처리 방향을 결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일정 등 상황이 생기면 서면 보고로 대체되기도 하지만, 3주 연속으로 대면 보고가 생략된 것은 이례적이다.
주례보고가 서면으로 대체된 것은 검언유착 사건을 둘러싼 갈등이 원인인 것으로 보인다. 중앙지검과 대검 사이의 거리는 300m가 채 되지 않기 때문에, 일정 등 외부 요인이 이유가 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앞서 이 지검장은 지난달 30일 윤 총장이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결정한 데 대해 "소집 절차를 중단하고, 특임검사급 독립성을 부여해달라"고 공개 건의했다. 이후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이 지검장의 편을 들며 수사지휘권을 발동했고, 윤 총장은 이를 사실상 수용했다. 표면적 갈등은 일단 봉합됐지만, 윤 총장과 이 지검장은 이미 서로에 대해 신뢰를 거둬들였다는 분석이 많다.
대면보고는 이뤄지지 않았지만, 삼성합병 의혹과 관련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사건 등 처리는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다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앞서 지난달 26일 검찰수사심의위원회는 이 부회장 사건에 대한 수사중단 및 불기소 의견을 냈다. 늦어도 이달 검찰 인사 전까지는 사건 처리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