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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더라도"…감염병 전용병동 만든 이대목동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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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해보더라도"…감염병 전용병동 만든 이대목동병원

입력
2020.07.16 01:00
수정
2020.08.03 18:12
2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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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두 이대목동병원장 "별관개조 긴급히 조성"
38병동 만들어 신종 코로나 중증환자 대비
"병원이 사회적 역할을 다해야 합니다"

"이대목동병원은 준비되는 대로 이달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환자를 받습니다. 이를 위해서 35인실 규모의 감염병 전용 병동을 신축했죠. 병원 입장에서는 손해죠. 3인실에 1명만 입원시켜야 하니까요. 그렇지만 서울 서남부권에서 신종 코로나 중환자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은 우리를 포함해서 손에 꼽으니 역할을 해야죠. 정부가 중환자실 확충을 위한 지원에 속도를 내야 합니다" (유재두 이대목동병원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연말에 대규모로 유행한다면 감염병 환자를 치료할 수 있는 중환자 병상이 부족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서울 서남부권의 종합병원인 이대목동병원이 정부의 지원을 기다리지 않고 선제적 대응에 나섰다. 연초부터 진행하던 리모델링(개축) 과정에서 긴급히 계획을 변경해 35실 규모의 감염병 전용 음압병동을 신축한 것이다. 5월부터 한달간 공사 끝에 이달 1일 개소한 '38병동'은 병동 전체를 음압 환경으로 만들 수 있어서 감염병 환자가 입원해도 외부로 바이러스가 빠져나가지 않는다. 38병동은 병원 입장에선 적지 않은 손해다. 신종 코로나 등 전파력이 높은 감염병 환자를 받을 경우 환자 3명을 수용할 공간에 중환자 1명만 받아야 해서다. 유재두 병원장은 어째서 손해를 보면서까지 서둘러 38병동을 만들었을까.

이달 1일 개소한 이대목동병원 코로나 전용 병동 38병동 전경. 이대목동병원 제공

이달 1일 개소한 이대목동병원 코로나 전용 병동 38병동 전경. 이대목동병원 제공


이대목동병원 38병동 3인병실 내부. 이대목동병원 제공

이대목동병원 38병동 3인병실 내부. 이대목동병원 제공


-38병동을 만든 이유가 무엇인가.

"신종 코로나 유행이 장기화하면서 환자를 치료할 병원 내부 별도의 공간이 절실했다. 병원 내부에서 별관을 개조해 38병동으로 사용하자는 의견이 나왔고 긴급히 계획을 변경해 5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앞으로 본관에 입원한 다른 질환 환자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면서 별관에서 신종 코로나 환자를 진료할 수 있게 됐다. 무엇보다 응급실 환자가 신종 코로나 감염 여부가 판별될 때까지 대기할 공간이 마련됐다. 앞으로 응급실 환자들의 전체 대기시간에도 여유가 생길 것이다."

-감염병 환자를 받으면 병원 입장에서는 손해가 아닌가.

"수익면에서는 문제가 있다. 먼저 3인 병실을 1인 병실로 사용해야 한다. 여기에 감염병 환자를 위한 오물처리공간과 청소공간, 의료진 탈의실 등도 필요해서 실제로 받을 수 있는 신종 코로나 환자는 7명 정도다.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신종 코로나 중증환자를 볼 수 있는 병원이 고대구로병원과 우리 병원 정도뿐이어서 이런 결정을 내릴 수밖에 없었다. 병동이 마련됐으니 이달부터는 신종 코로나 환자를 받을 예정이다. 병원이 사회적 역할을 해야 하지 않나."


유재두 이대목동병원장. 이대목동병원 제공

유재두 이대목동병원장. 이대목동병원 제공



-38병동이 지닌 특별한 점은 무엇인가.

"감염병 환자 전문병동이면서도 컴퓨터단층촬영(CT)실도 갖춰 신종 코로나 환자들이 외부로 이동할 필요도 없다. 많은 병원이 신종 코로나 환자의 CT 촬영에 어려움을 겪는다. 다른 환자와 동선을 분리하기 위해서 신종 코로나 환자는 밤 늦게 촬영하는 식이다. 38병동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지원없이 병동을 지었는데 정부가 도와줄 부분이 있을까.

"정부와 서울시가 병원들에 감염병 중환자용 병실과 장비를 지원하기로 했는데 아직 얼마나 지원하겠다는 소식이 없다. 신속하게 결정해줬으면 한다. 중환자용 음압병실 1개를 짓는데 4억5,000만원 정도가 든다. 병원들 입장에선 감당하기 힘들다."

-2017년 신생아 집단사망 사고 이후 투자를 많이 한다. 상급종합병원으로 재지정될 계획인가.

"불행한 사고 이후 우리 병원은 병동의 안전과 감염 예방을 위한 개선 작업을 진행해왔다. 신생아 중환자실도 완전히 새롭게 만들어서 문을 열었다. 현재 서울시 중증응급진료센터와 정부의 국민안심병원으로도 지정이 돼 있을 뿐만 아니라 그간 중환자 진료량도 상급종합병원 기준에 충분하다. 불행한 사고로 상급종합병원 자격을 잃었지만 올해 평가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를 기대한다."


김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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