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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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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미의 세포들' 이동건 "이 이야기의 주인공은 바로 너야"

입력
2020.07.15 1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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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적 조회수 30억뷰를 기록한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전시로도 열린다. 15일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 서촌에서 개막한 이 전시는 그간 웹툰에 등장한 캐릭터들을 대거 선보인다. 뉴스1

누적 조회수 30억뷰를 기록한 네이버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전시로도 열린다. 15일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 서촌에서 개막한 이 전시는 그간 웹툰에 등장한 캐릭터들을 대거 선보인다. 뉴스1


사람은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결정할까. 뉴런의 전기신호 어쩌고 하는 과학적 접근 말고, 저마다 캐릭터를 지닌 감정들 간의 세계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2015년부터 네이버에 연재된 웹툰 ‘유미의 세포들’의 탄생 배경이다. 누구나 자신의 감정만큼은 진실로 풍부하다고 믿는다는 점, 그리고 캐릭터의 시대까지 어우러져 이 웹툰은 누적조회수 30억뷰를 기록하는 등 큰 인기를 끌었다.

그 인기를 업고 무한증식 중인 '유미의 세포들'은 TV 드라마와 극장판 애니메이션 제작이 확정되고, 떡볶이나 문구 등에 캐릭터가 활용되더니 이제 전시로 나타났다. 무려 내년 3월까지 서울 종로구 그라운드시소에서 '유미의 세포들 특별전'이 열리는 것. 전시는 캐릭터 소개, 원화뿐 아니라 웹툰에서 볼 수 없었던 장면, 비디오 아트에다 최근 유행하는 mbti 심리테스트를 기반으로 한 인터렉티브 프로그램까지 있다. 전시장에서 만난 이동건(39) 작가는 "관람객이 나는 어떤 세포를 가지고 있는지 한번 알아보셨으면 한다"며 웃었다.

'유미의 세포들'이 화제를 모았던 건 이 작가 때문이기도 하다. 30대 평범한 직장 여성 ‘김유미’의 심리상태를 이성, 감성, 식욕, 사랑, 성욕 등 200여개 세포로 그려내면서 여성들의 절대적 지지를 받았다. 이 때문에 '이동건'이란 본명을 그대로 썼음에도 웹툰 연재 초기 팬들은 '이동건은 여자'라 확신했다.

하지만 이 작가는 웹툰 연재 전인 2011년, 6년 연애 끝에 결혼한 30대 유부남이다. 이 작가는 “평소 사소한 표현이나 행동을 많이 기억하는 버릇" 덕이라 했다. 또 아내의 도움도 크다. 구석구석 아내의 손길이 닿은 작품이라는 얘기다. 이 작가는 “제 나름대로 남녀 관계에서 '심쿵'할 거라 생각한 장면이나 대사도 막상 아내는 여성 입장에서 느끼하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독자들의 공감도 힘이 됐다. 매회 에피소드에다 독자들이 댓글을 남기면, 이 작가는 이 댓글도 웹툰 속에다 녹여냈다.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왼쪽) 작가와 미디어앤아트 지성욱 대표. 미디어앤아트 제공.

‘유미의 세포들’ 이동건(왼쪽) 작가와 미디어앤아트 지성욱 대표. 미디어앤아트 제공.


'유미의 세포들 특별전'에서는 웹툰에 등장했던 다양한 세포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다. 미디어앤아트 제공.

'유미의 세포들 특별전'에서는 웹툰에 등장했던 다양한 세포들의 모습을 직접 보고 듣고 체험할 수 있다. 미디어앤아트 제공.


마냥 칭찬받은 것만은 아니다. 팬들 사이에서도 직장 여성 유미의 일상적인 고민이 그저 사랑과 연애 뿐이냐는 지적을 하기도 했다. 너무 무난하고 대중적인 스토리만 반복된다는 비판도 일었다. 이 작가는 지난해 ‘작가가 독자의 눈치를 보느라 평탄한 이야기로 전개된다’는 댓글을 보고 "정곡을 찔렸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댓글을 보고 자신감을 얻었고 그 뒤로 내가 하고 싶은대로 내 선택을 믿고 밀고 나가기로 했다"고 말했다.


전시 마지막 부분에서 이동건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다양한 세포들의 입을 통해 전하고 있다. 이태웅 인턴기자

전시 마지막 부분에서 이동건 작가가 관람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들을 다양한 세포들의 입을 통해 전하고 있다. 이태웅 인턴기자


'유미의 세포들'의 결론은 어떻게 끝날까. 연재 중에 슬쩍 미래로 설정된 유미의 결혼 이야기를 내보이기도 했다. 이 작가는 “올해 안에 완결을 낼 예정으로 생각해둔 결말이 있다”고만 말할 뿐 그저 웃기만 했다.

이 작가는 그보다 차기작을 고심 중이다. 이번에도 '유미의 세포들' 같은 일상툰을 구상 중이다. 그는 '어렵지 않은 이야기의 작가'로 기억되고 싶다 했다. “가볍게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친구 만나러 가서 시간 빌 때처럼 어디서나 쉽게 볼 수 있는 만화를 만들고 싶어요. 늘상 있는 이야기에 의미를 부여하는, 그런 이야기를 들려드리고 싶어요."

일상의 힘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건 단 하나다. "인생의 가장 중요한 1순위는 자기 자신이라는 얘기만큼은 꼭 전하고 싶어요."

이태웅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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