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자도 이해 어려운 연구논문으로 전국대회 수상
'논문 대필' 논란에 비판 고조... 관계 기관 조사 착수
중국 초등학생이 해당 분야 전공자도 이해하기 쉽지 않은 유전자 연구 논문으로 전국대회에서 수상해 논란이 일고 있다. 부모가 모두 관련 분야 연구원인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대리 작성’ 아니냐는 비판이 거세다. 중국에서 학부나 석ㆍ박사 과정 학생의 논문 대필이 적발되는 경우는 종종 있지만 초등학생이 일찍부터 ‘스펙’을 쌓기 위해 학술논문으로 물의를 일으킨 경우는 전례가 없어 관계 기관이 조사에 나섰다.
14일 CCTV 등 중국 매체에 따르면, 12일 밤 항저우 바이오의약회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웨이보에 “의학 신동을 파격적으로 채용하길 건의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대상은 윈난성 쿤밍시의 초등학교 6학년생 천(陳)모 군으로 지난해 윈난성 청소년 과학기술혁신대회 1등, 전국 단위 대회에서는 3등상을 수상한 이력을 갖췄다.
관심은 천 군이 제출한 논문에 쏠렸다. ‘C10orf67’이라는 생소한 유전자가 결직장암 발병과 어떤 연관이 있는지는 실험을 통해 규명하는 내용이었다. 일부 네티즌은 “중국에 노벨상을 안길 인재”라고 칭찬했지만, 관련 분야 전공자들이 “대학 졸업생도 알기 어려운 내용”이라고 반론을 제기하면서 잡음이 불거졌다.
천 군이 연구에 참여해 논문을 검토했다고 실험기록부에 적은 2명의 연구원을 살펴보니 천 군 부모와 성(姓)이 같았다. 특히 천 군의 부모는 생물학 박사 학위를 받은 중국과학원 쿤밍동물연구소 연구원으로 드러나 의혹이 증폭됐다. 천 군이 상을 받은 청소년 대회는 중국 교육부와 과학기술부 등이 주관하는 권위 있는 행사여서 수상자는 사실상 대학 입장을 보장 받은 것이나 다름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진학을 앞둔 중국 청소년은 로봇이나 수학ㆍ물리ㆍ화학 분야 경시대회에 나가서 스펙을 쌓는 경우가 일반적인데 천 군의 부모는 평소 연구분야의 성과를 아들에게 물려주기 위해 학술논문을 택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대회 주최측과 천 군 부모가 근무하고 있는 연구소는 사실관계 조사에 착수했다. 연구소 측은 “관심이 큰 사안인 만큼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해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