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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스크는 썼지만... 트럼프, 보건 전문가와 척지고 편가르기는 계속

입력
2020.07.14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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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우치 소장과 관계 좋지만 늘 동의하진 않아"
트럼프 대면 수업 재개 압박에 학교 현장 혼선
WHO "많은 나라 잘못된 방향 가고 있다" 경고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월 29일 앤서니 파우치(왼쪽)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과 함께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가운데) 미국 대통령이 2월 29일 앤서니 파우치(왼쪽) 국립알레르기·감염병연구소 소장과 함께 백악관 코로나19 대응 태스크포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워싱턴=A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또 다시 통제불능 상태로 치닫고 있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와 관련해 보건전문가들을 비난하고 나섰다. 보건당국의 마스크 착용 권고를 100일만에야 수용해놓고 이조차도 무색케 한 것이다. 그의 학교 정상화 압박으로 현장의 혼란도 연일 가중되고 있다.

미국 CNN방송은 13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코로나19 대응 실패의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ㆍ감염병연구소(NIAID) 소장을 깎아내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악관이 전날 파우치 소장의 과거 실책성 발언을 모아 언론에 제공한 것을 두고서다. 백악관 자료에는 파우치 소장이 지난 3월 "마스크를 쓰고 다닐 필요가 없다"고 언급한 내용 등이 포함됐다.

이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과 파우치 소장이 좋은 업무 관계를 가져 왔다"면서 서둘러 '갈등설'을 진화하고 나섰다. 하지만 최근 파우치 소장도 인터뷰 등을 통해 대통령과의 시각차를 분명히 한 바 있다. 그는 지난 10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최소 2개월간 대통령에게 대면보고를 한 적이 없다"며 "내가 최근 TV에 많이 나오지 않는 이유는 진실만 말하고 입에 발린 말을 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스탠퍼드대 의대 화상세미나에서도 "미 지역 공중보건이 만신창이가 됐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확진자는 336만명, 사망자는 13만5,000명을 넘어섰다.

트럼프 대통령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파우치 소장과 좋은 관계이지만 그의 의견에 항상 동의하지는 않는다"며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않았다. 직전에는 "코로나19 확산 경고는 터무니 없는 거짓말"이라는 전직 게임쇼 진행자 척 울러리의 글을 리트윗하는 등 보건당국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울러리는 트위터에 "질병통제예방센터(CDC)ㆍ언론ㆍ민주당ㆍ의사들이 선거와 경제를 돌아오지 않게 하려고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썼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의 가을학기 정상 개학에 대한 집착이 학교 현장의 혼란을 가중시킨다는 비판이 거세다. 로스앤젤레스와 샌디에이고 교육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도 이날 "모든 수업을 온라인으로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시카고는 대면수업 재개 여부를 결정하지 못했고, 시애틀은 주 1~2회만 대면수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를 두고 온라인매체 악시오스는 "우편번호가 아이들의 운명을 좌우하게 됐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미국의 혼란상을 반영하듯 세계보건기구(WHO)는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너무 많은 나라가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경고했다.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WHO 사무총장은 브리핑에서 "코로나19는 여전히 제1의 공공의 적이지만 여러 정부와 국민의 행동은 이를 반영하지 않는다"며 "전 세계 사례의 50% 이상이 기록되고 있는 미주 대륙이 코로나19의 거점"이라고 지적했다.

김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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