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개발 가로수 물주기 시스템을
과수원 관수ㆍ방제시스템으로 응용
과수원에 수압식 회전 분무기를 설치해 농약을 3분만에 무인 살포하는 시스템이 농업현장에 도입됐다. 시험가동이지만, 사과농사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중요한 병해충 방제에 혁명적인 사건으로, 과수농가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북 영주시농업기술센터는 14일 부석면 이재식(52) 씨의 사과농장에서 지중관수와 무인방제 스마트팜 시연회를 열었다. 원래 포스코가 가로수 물주기용 빗물저장 지중관수 시스템으로 개발한 장치를 과수원 병해충방제용으로 개조했다.
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지중관수 장치와 연결된 호스를 사과나무 사이에 설치하고 나무마다 4단으로 노즐을 설치해 수압을 가하면 스프링클러처럼 노즐이 360도 회전하면서 농약을 살포하는 방식이다. 농약은 물탱크에 지하수나 빗물에 희석해 양수기를 통해 보내게 된다. 한 번 농약을 살포하는 데 3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사과밭에 물 주기 장치는 따로 있다. 나무 사이에 26리터 짜리 빗물통을 얕게 묻고 물통과 땅 사이를 심지로 연결해 비가 오면 물통에 저장된 빗물이 서서히 나무에 공급하게 된다.
이 시스템은 이재식씨의 아이디어로 포스코의 협조를 얻어 안동대 전익조 교수의 지도로 과수원에 적용했다. 이 씨는 1만2,000여㎡ 과수원 중 3,300㎡에 무인방제 시스템을 설치해 이날 첫 시연을 했다.
지중관수 시스템은 빗물을 이용하므로 사계절 관수가 가능하고 물 부족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아울러 무인방제 시스템은 기존의 인력 또는 기계장비로 몇 시간에 걸쳐 약제를 살포하던 것을 무인으로 3분 만에 살포하고 살포량도 23% 절약할 수 있다.
과제도 남았다. 시 관계자는 "아직 많은 비용이 들고 일부 해결해야할 문제도 있지만, 상용화하면 농가 일손부족 해소와 생산비 절감에 기여할 것"이라며 "설치비를 3,300㎡에 3,000만원 정도로 낮추면 농가에 보급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영주시는 설치비용 대비 효율성, 농약 방제 효과 등을 살펴 본 후 일반 농가에도 보급하는 방안을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시연회에 참석한 사과농업인은 "새벽 일찍부터 농약을 치느라 힘들었는데 버튼만 누르면 자동으로 농약도 쳐주고 물도 줄 수 있으니 농사짓기 편리해졌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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