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장중 16% 급등했다 3% 하락 마감... 하루새 시총 53조원 증발
전기자동차 제조사 테슬라의 주가가 13일 미국 주식시장에서 급격하게 요동치면서 하루 만에 시가총액 약 440억달러(53조원)가 증발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시장에 상장된 테슬라는 이날 장 초반 16.2% 오른 주당 1,794.99달러까지 치솟아 시가총액이 한때 3,210억달러(386조원)까지 늘었다. 그러나 오후 들어 곤두박질치기 시작하면서 마감 시점에는 오히려 전 거래일보다 3.1% 떨어진 1,497.06달러로 마감했다. 시가총액은 2,763억달러(약 333조원)까지 줄어 하루 만에 53조원이 사라진 셈이 됐다.
테슬라 주가가 이날 하락하면서 나스닥종합지수도 신고점 경신 행진을 접고 2.1% 떨어진 1만390.84에서 마감했다. 대표 IT주인 '팽맨(FANGMANㆍ페이스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도 동반 하락했다.
지난 12일 기준으로 개인 자산 규모 순위에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을 제쳤던 일론 머스크의 자산도 다시 버핏보다 적어졌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이날 머스크는 19억2,000만달러를 잃은 반면 버핏의 자산은 5억8,900만달러 늘었다.
최근 현기증 나게 치솟고 있는 테슬라 주가는 세계 유명 자동차업체의 시총을 모두 제쳤는데, 이날 하루 동안 테슬라의 시총 변동 상황을 다른 자동차 제조사에 비유하면 장중 시총이 미국 제너럴모터스 시총(355억달러)만큼 늘었다가 독일 BMW 시총(약 430억달러)만큼 빠진 셈이다.
역설적으로 이는 테슬라의 덩치가 미국 증시에서 얼마나 커졌는지를 반증한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들어 200% 이상 올랐고 이달 초 일본의 도요타를 제치고 시가총액 기준 세계 1위 자동차 업체로 오른 바 있다. 아직까지 세계에서 가장 인기 높은 종합주가지수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에 편입되지도 않은 상황이라, 향후 편입을 계기로 돈이 더 몰릴 것이란 예측도 있다.
테슬라는 ‘미국판 동학개미(개인투자자)’인 모바일 투자 애플리케이션 로빈후드(Robinhood)의 이용자들에게 사랑받는 종목이기도 하다. 로빈후드 이용자들의 투자 움직임을 추적하는 사이트 로빈트랙에 따르면 이날도 로빈후드 가입 계좌 4만8,000여개가 주가 하락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테슬라 주식을 새로 매입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실현되지 않은 미래’에 대한 베팅을 우려하는 시선도 여전하다. 모건스탠리의 운송 담당 분석가인 애덤 조나스는 지난 6월 테슬라가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하자 “현재 주가가 실질가치와 일치하려면 테슬라는 최소 400만대를 판매해야 한다”며 “테슬라가 제시하는 생산 목표치가 실현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테슬라의 목표주가를 740달러로 설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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