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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말8초'에서 분산된 휴가…키워드는 '가깝고, 고독한, 비도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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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말8초'에서 분산된 휴가…키워드는 '가깝고, 고독한, 비도심'

입력
2020.07.15 14:00
수정
2020.07.15 17:28
1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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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길 막히자 국내로 떠나는 사람들
휴가 기간 7~12월 분산될 듯
업계, 수요 미리 파악해 할인 등 경쟁 나서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성수기에 휴가가 집중되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감염 위험이 크니 7~9월로 시기가 분산될 수 있도록 휴가 일정 조정을 권장합니다. 가급적 휴가는 국내에서 보내시기 바랍니다."

지난 12일 삼성이 직원들에게 전달한 '하계휴가 운영 가이드'다. 사무직뿐 아니라 생산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해진 기간 동안 한꺼번에 휴가를 갖는 제조직군 직원들도 올해는 시기를 나눠 휴가에 들어간다. 전사 차원의 이례적인 국내 분산 휴가에 돌입하는 삼성 임직원은 20만명에 달한다.

삼성만의 변화가 아니다. 코로나19 여파로 자녀 방학 등의 일정이 바뀌고 해외여행은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지면서 휴가 풍경이 바뀌고 있다. 국내 여행을 계획하는 경우가 늘고 전통적인 휴가 성수기인 '7말8초'에서 길게는 12월까지로 휴가 기간이 분산되는 추세다.

특히 해외 대신 국내로 목적지를 트는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숙박업계는 달라진 여행 패턴 분석에 한창이다. 예약 현황 등을 기반으로 이용자들이 자동차 이동으로 가능한 거리 내에서 타인과의 접촉 가능성이 낮은 비도심 공간을 선호한다는 키워드를 파악, 맞춤형 할인 혜택 등을 제공하면서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갔다.

15일 전국 펜션, 호텔, 중소형호텔(모텔) 등 숙박 예약 애플리케이션(앱) 여기어때에 따르면 올해 7, 8월 4박 5일 이상 장기 숙박 예약 건수가 지난해 대비 70%나 증가했다. 지난해 국민 1회 평균 해외여행 일수(4.8일)만큼의 여행 수요가 국내로 몰린 셈이다.

해외 여행객을 제외하면 상당수가 제주도로 쏠리는 게 통상적이지만 올해는 다양한 국내 지역으로 퍼지고 있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그중에서도 자동차로 이동해도 피곤하지 않을 정도의 거리에 코로나19 감염 우려를 덜 수 있도록 외부와 접촉이 적은 환경이 선호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숙박 예약 앱인 야놀자의 7, 8월 예약률은 강원도(16.9%)와 경기도(14.9%)가 1,2위를 차지했다.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적은 전라남도(8.1%)는 처음으로 5위에 올랐다. 여기어때의 인기 여행지 조사에서는 경북 경주가 1위에 올랐다. 숙소 유형은 펜션(43.8%ㆍ야놀자 조사) 선택 비중이 가장 높아 독채형 숙소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과 가까운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두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 근처이면서도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에어비앤비의 설명이다. 에어비앤비 제공

서울과 가까운 경기 남양주시에 위치한 에어비앤비 숙소에서 두 사람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 서울 근처이면서도 자연을 즐길 수 있는 곳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는 게 에어비앤비의 설명이다. 에어비앤비 제공


숲 속에 있어 다른 사람들과 접촉할 일이 없고 쾌적한 공기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데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이동하기에 적합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강원 평창군의 한 숙소의 모습. 에어비앤비 제공

숲 속에 있어 다른 사람들과 접촉할 일이 없고 쾌적한 공기와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데다, 서울에서 자동차로 이동하기에 적합해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강원 평창군의 한 숙소의 모습. 에어비앤비 제공


이 같은 추세는 전 세계적이다. 세계 최대 숙박 공유 업체 에어비앤비 조사에 따르면 거주지와 320㎞ 미만 거리의 공간을 예약하는 비율이 2월 33%에서 5월 50%로 올랐다. 에어비앤비 측은 "한국도 서울에서 자가용으로 쉽게 갈 수 있는 곳들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며 "해외여행이 막혀 심리적인 압박감을 느끼는 이용자들이 비도심의 확 트인 공간을 원하며, 다른 사람들과 마주치지 않는 사적인 전용공간을 찾는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숙박업계도 국내 여행 수요를 잡기 위해 각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여행 활성화 프로젝트에 착수했다. 에어비앤비는 경남 하동군과 협력해 농어촌 빈집을 활용하는 방식을 추진 중이고 야놀자는 경남, 여기어때는 경북 숙소 최대 79% 할인 행사 등을 진행 중이다. 오픈마켓과 홈쇼핑에선 국내 호텔 객실 최저가 상품 등이 활발하게 거래되고 있다.

여기어때 관계자는 "국내 여행 수요 자체가 늘어난 데다, 매년 여름 숙박 예약 1위는 항상 제주도였는데 올해는 상당히 다양하게 분산되는 경향이다"며 "숙박업계의 할인 프로모션 기간도 예년보다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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