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질연 조사결과 발표…"향후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 낮다"
전남 해남 인근에서 지난 4, 5월 70번 넘게 이어진 지진이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작은 단층들 때문이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근 대형 단층과는 관련성이 적어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지진이 잦았던 원인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해남지진 중간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지질연에 따르면 해남지진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던 5월 3일(오후 10시 7분) 지진(3.2)의 단층면을 분석한 결과 진원은 깊이 약 20.5㎞의 주향이동단층이었다. 지하 깊은 곳에서 단층이 수평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얘기다. 또 4월 26일 이후 발생한 71회의 미소지진을 분석했는데 진원 분포가 서북서-동남동 방향으로, 5월 3일 지진의 단층면과 유사했다. 지표지질 조사에서도 진원지 일대에 서북서-동남동 방향에 중·소규모 단층들이 발달해 있음이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지질연은 해남지진 원인이 서북서-동남동 방향 중소 단층들이라고 판단했다.
해남지진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해당 지역에 광주단층을 비롯한 대규모 단층대가 있어 앞으로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지질연은 대규모 단층대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이라 서북서-동남동 중소 단층들과는 관련성이 적다고 봤다. 큰 지진이 일어나려면 통상 대규모 단층이 움직여야 한다. 조사를 총괄한 기원서 지질연 지질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무안에서 목포로 이어지는 광주단층은 해남지진 단층면과 수직 방향이라 서로 관련 있을 가능성은 낮다”며 “해남지진이 큰 지진으로 발전할 우려는 크지 않다는 데 전문가들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중소 단층들 중 지표 상에서 명확히 어느 단층이 해남지진을 일으켰는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보통 규모 6.5 이상이 돼야 지하 단층의 움직임이 지표로 연결돼 흔적이 남기 때문이다. 결국 확실한 원인 단층을 짚어내려면 땅 속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 이에 연구원은 올 겨울 물리탐사를 진행해 지하 단층 분포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20년간 해남 일대엔 지진이 총 133회 일어났다. 지진 빈도가 비교적 낮은 지역인데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70회가 넘게 규모 3.2 이하 지진들이 집중됐다. 이례적으로 지진 빈도가 잦았던 이유 역시 이번 조사로 밝혀지지 못했다. 기 연구원은 “수년 전 충남 보령 앞바다에서도 작은 지진들이 잇따르다 멈춘 적이 있는데, 당시와 비슷한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질연은 물리탐사 자료를 더한 해남지진 최종 조사 결과를 올 하반기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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