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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지진, "지하 20㎞ 중소 단층들이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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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남지진, "지하 20㎞ 중소 단층들이 원인"

입력
2020.07.14 15:00
수정
2020.07.14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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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질연 조사결과 발표…"향후 대규모 지진 발생 가능성 낮다"

전남 해남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 분포도. 파란색 원은 과거, 빨간색 원은 최근 지진이 발생한 위치고, 삼각형은 지진관측소가 설치된 지점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전남 해남 일대에서 발생한 지진 분포도. 파란색 원은 과거, 빨간색 원은 최근 지진이 발생한 위치고, 삼각형은 지진관측소가 설치된 지점이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제공


전남 해남 인근에서 지난 4, 5월 70번 넘게 이어진 지진이 서북서-동남동 방향의 작은 단층들 때문이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인근 대형 단층과는 관련성이 적어 대규모 지진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다고 평가됐다. 하지만 이례적으로 지진이 잦았던 원인은 여전히 수수께끼다.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해남지진 중간 분석결과’를 발표했다.

지질연에 따르면 해남지진 가운데 가장 규모가 컸던 5월 3일(오후 10시 7분) 지진(3.2)의 단층면을 분석한 결과 진원은 깊이 약 20.5㎞의 주향이동단층이었다. 지하 깊은 곳에서 단층이 수평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얘기다. 또 4월 26일 이후 발생한 71회의 미소지진을 분석했는데 진원 분포가 서북서-동남동 방향으로, 5월 3일 지진의 단층면과 유사했다. 지표지질 조사에서도 진원지 일대에 서북서-동남동 방향에 중·소규모 단층들이 발달해 있음이 확인됐다. 이를 근거로 지질연은 해남지진 원인이 서북서-동남동 방향 중소 단층들이라고 판단했다.

5월 8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소속 한 연구원이 전남 해남 일대에서 4~5월 일어난 지진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지표에 드러나 있는 단층을 살펴보고 있다. 지질연 제공?

5월 8일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소속 한 연구원이 전남 해남 일대에서 4~5월 일어난 지진의 원인을 조사하기 위해 지표에 드러나 있는 단층을 살펴보고 있다. 지질연 제공?


해남지진 당시 전문가들 사이에선 해당 지역에 광주단층을 비롯한 대규모 단층대가 있어 앞으로 큰 지진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그러나 지질연은 대규모 단층대는 북북동-남남서 방향이라 서북서-동남동 중소 단층들과는 관련성이 적다고 봤다. 큰 지진이 일어나려면 통상 대규모 단층이 움직여야 한다. 조사를 총괄한 기원서 지질연 지질연구센터 책임연구원은 “무안에서 목포로 이어지는 광주단층은 해남지진 단층면과 수직 방향이라 서로 관련 있을 가능성은 낮다”며 “해남지진이 큰 지진으로 발전할 우려는 크지 않다는 데 전문가들 의견이 모아졌다”고 전했다.

다만 해당 중소 단층들 중 지표 상에서 명확히 어느 단층이 해남지진을 일으켰는지는 특정하지 못했다. 보통 규모 6.5 이상이 돼야 지하 단층의 움직임이 지표로 연결돼 흔적이 남기 때문이다. 결국 확실한 원인 단층을 짚어내려면 땅 속 구조를 들여다봐야 한다. 이에 연구원은 올 겨울 물리탐사를 진행해 지하 단층 분포를 확인한다는 계획이다.

과거 20년간 해남 일대엔 지진이 총 133회 일어났다. 지진 빈도가 비교적 낮은 지역인데도 4월 말부터 5월 초까지 70회가 넘게 규모 3.2 이하 지진들이 집중됐다. 이례적으로 지진 빈도가 잦았던 이유 역시 이번 조사로 밝혀지지 못했다. 기 연구원은 “수년 전 충남 보령 앞바다에서도 작은 지진들이 잇따르다 멈춘 적이 있는데, 당시와 비슷한 현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질연은 물리탐사 자료를 더한 해남지진 최종 조사 결과를 올 하반기 발표할 예정이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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