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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표준물질 개발로 코로나19 진단키트 오류 줄어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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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전자 표준물질 개발로 코로나19 진단키트 오류 줄어들까

입력
2020.07.14 11:30
수정
2020.07.14 11:35
1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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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연구진, 정확도 향상 위한 유전자 표준물질 개발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이 담긴 용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표준연 제공?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의 한 연구원이 자체 개발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이 담긴 용기를 들어 보이고 있다. 표준연 제공?


국내 연구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양성 판별에 유용한 유전자 표준물질을 개발하는 데 세계에서 2번째로 성공했다. 이 기술이 현재 출시돼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의 정확도를 더 향상시킬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은 신종 바이러스 연구단과 함께 국내 처음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을 개발했다고 14일 밝혔다. 연구진은 이 표준물질을 진단키트에 적용하면 코로나19에 감염됐는데 검사 결과 아니라고 나오는 경우(위음성)나 감염되지 않았는데 감염됐다고 나오는 경우(위양성) 같은 오류가 줄어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나와 있는 코로나19 진단키트는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이다. 키트 내 진단시약에 들어 있는 유전자 조각(프라이머)이 검체에 들어 있는 유전자 중 코로나19 바이러스에만 나타나는 특이 유전자에 달라붙어 해당 부위와 같은 유전자를 다량 만들어내는(증폭) 것이다. 이를 검출기에 넣으면 증폭 과정을 얼마나 거쳤는지를 뜻하는 수치(Cq)가 나오는데, 이 수치가 일정 기준값보다 낮으면 양성, 높으면 음성으로 판정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가 많으면 조금만 증폭돼도 금방 검출되고, 적거나 없으면 여러 번 증폭해도 검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그런데 현재는 양성인지 음성인지를 가르는 Cq 기준값이 진단키트마다 다르다. 같은 검체에 대해 진단키트 제품들이 서로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이럴 때 의료 현장에선 어떤 결과를 따라야 할 지 판단하기 어려울 수밖에 없다.

연구진에 따르면 유전자 표준물질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이는 실제 코로나19 바이러스가 갖고 있는 유전자 전체의 약 90%를 포함하는 물질이다. 연구진은 이 물질에 어떤 유전자가 얼마만큼 있는지를 통계적으로 계산했고, 이를 바탕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에 있는 특정 부위들이 각각 얼마나 많이 존재해야 하는지(농도)를 기준값으로 부여했다. 검체 유전자 증폭 결과를 이 표준물질 기준값과 비교하면 어떤 유전자가 얼마나 있는지를 정량할 수 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검체 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존재 유무뿐 아니라 개수까지 정확히 알아낼 수 있다는 얘기다. 서로 다른 진단키트에 이 표준물질을 적용하면 같은 기준으로 감염 여부 판정이 가능하게 된다.

코로나19 바이러스 유전자 표준물질은 중국이 먼저 개발했다. 그러나 중국 표준물질은 코로나19 바이러스 전체 유전자의 약 10%만 포함하고 있어 신뢰도가 떨어지고, 유전자 변이에도 취약하다. 김세일 표준연 책임연구원은 “현재로선 특정 프라이머가 결합하는 유전자 부위에 변이가 생기면 그 프라이머를 쓰는 진단키트는 사용이 어려워질 수 있다”면서 “표준물질이 있으면 변이가 생기지 않은 유전자 부위를 활용해 진단할 수 있기 때문에 변이 발생에도 유동적으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표준연은 이 물질을 자체 심의 절차를 거쳐 공식 코로나19 바이러스 표준물질로 등록했고, 관련 업체나 의료기관에 제공할 예정이다. 표준연은 국가 측정표준 대표 기관이다.

임소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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