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당 ‘부동산 규제’ 반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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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당 ‘부동산 규제’ 반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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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7.13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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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철
장인철논설위원

집값ㆍ투기 못 잡은 文정부 실책 불구
다주택 투기규제 강화는 불가피한 선택
차제에 ‘1가구 1주택’ 시스템 다져야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가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부동산대책특위 임명장 수여식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대근 기자


‘7ㆍ10 주택시장 안정 보완대책’에 대한 비판과 불만이 들끓고 있다. 7ㆍ10 대책은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다. 다주택자 과세 강화를 겨냥한 세제 패키지인 7ㆍ10 대책과 조만간 발표될 공급책 등이 제대로 작동하면 그나마 체면치레는 가능할 것이다. 반면 부동산시장 반전에 또다시 실패할 경우, 정권 차원의 치명타를 입게 될 수밖에 없다. 

‘밀리면 죽는다’는 비상한 각오가 반영된 게 7ㆍ10 대책이다. 다주택 개인 종부세를 두 배 가까이 올리고, 법인은 중과 최고세율인 6%를 단일세율로 적용한다. 2년 미만 보유 양도세도 30%포인트 내외 대폭 올리고, 규제지역 다주택 양도세 중과세율도 10%포인트 추가 인상했다. 매물 유도를 위해 시행을 1년 유예했지만 충격적 증세다. 여기에 8~12% 인상키로 한 다주택 취득세까지 포함하면 ‘앓느니 죽는 게’ 나은 초강력 세제가 구축된 셈이다.

극단적 대책에 비판과 불만이 들끓는 건 당연하다. 임대사업자들은 “임대사업을 장려할 땐 언제고, 이제와 뒤통수를 치냐”며 분통을 터뜨린다. 양도세를 크게 올리는 바람에 다주택 처분 대신 증여로 돌아서 오히려 ‘매물 잠김’ 현상이 빚어질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전월세난이 빚어질 것이라는 우려와, 2030 특별공급책으로 4050은 내집마련 기회를 빼앗겼다는 불만도 크다. 흘려 넘길 수 없는 얘기들이다.

그럼에도 시중의 비판과 불만에 편승해 정책 전반을 야유하고 반대하는 데에만 힘을 쏟는 듯한 미래통합당의 최근 행보는 공감하기 어렵다. 특히 ‘꼼수 증세’라며 ‘시장 원리’만을 내세우거나, ‘부동산 정책 실패를 집 가진 사람에게 떠넘긴 것’이라는 갈등 프레임으로 몰아가는 건 트집잡기일 뿐, ‘책임 있고 유능한 보수 정당’으로 거듭나려는 통합당의 지향과도 어긋난다고 본다.

주택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주거 복지 실현이다. 국민 누구나 적은 비용으로 양질의 주택에서 안심하고 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드는 것이다. 그런데 지금 국내에선 시중 부동자금이 1,500조원에 이른 가운데, 주택 임대사업 장려책 등 실책이 더해져 다주택 투기가 만연하고, 집값은 천정부지로 치솟아 주거 복지가 그 어느 때보다 위태로워졌다. 따라서 여야를 떠나 공당(公黨)이라면 먼저 투기 과열을 식히고, 실수요에 부합하는 공급책을 제시해 들끓는 시장을 안정화하는 정책으로 경쟁해야 함이 마땅하다.

이런 관점에서 통합당은 다주택 세금 부담을 늘리는 정부 대책이 잘못이라면, 지금이라도 투기를 막을 합리적 대안을 내놓는 게 맞다. 지금까지 통합당은 이에 대한 즉답은 피한 채 ‘시장 원리에 따른 공급 확대’나 ‘규제 완화’ 원칙만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 원리야말로 지난 수십 년간 부동산 투기를 조장해온 어설픈 정책 관념일 뿐이다. 공급 확대도 필요하지만, 투기 방지책이 선행된 다음에 나와야 제대로 정책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점에서 무조건 공급론 역시 막연하긴 마찬가지다.

통합당 내에서도 원희룡 제주지사 같은 이는 “고위공직자는 다주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 하는 게 옳다”고 주장한다. “부동산 불로소득에 대한 강력한 환수 정책은 너무나 늦어진 개혁”이라며 일부 세제 조치를 지지하기도 했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능력에 맞게 좋은 집에 사는 건 당연하다. 또 은퇴 후 일정 소득 이하 임대업조차 막는 것도 무리다. 하지만 그 이상 투기를 방조하는 건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그런 면에서 통합당이 차제에 투기를 막고 ‘1가구 1주택’ 사회 시스템을 앞장서 구축하는 ‘진화하는 보수’의 모습을 보여 주면 어떨까 싶다.

장인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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