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뇌연구원, 일반 고령자보다 치매환자에게서
코로나 수용체 Ace2 발현량 높다는 사실 확인

한국뇌연구원 (오른쪽부터) 주재열 선임연구원, 김성현 임기환 양수민 연구원. 치매를 앓는 고령자가 일반 고령자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에 더 취약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한국뇌연구원 제공
고령의 치매환자가 일반 고령자보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감염될 가능성이 더 높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퇴행성 뇌질환을 가진 노년층에 대한 새로운 진단접근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뇌연구원(KBRI) 주재열 임기환 박사 연구팀은 고령의 알츠하이머 환자에게서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수용체인 안지오텐신전환효소(Ace2)가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같은 양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에 노출되더라도 감염될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결과는 ‘감염저널(Journal of Infection)’ 6월 30일자 온라인판에 '고령의 알츠하이머 질환 환자의 뇌에서 코로나 감염증(COVID19) 유발 바이러스 SARS-CoV-2 수용체 Ace2 유전자의 발현 분석'이라는 제목으로 게재됐다. 김기환 연구원이 제1저자, 양수민 김성현 연구원은 공동저자, 주재열 선임연구원은 교신저자로 참여했다.
역대급 전파력으로 전세계적으로 대혼란을 가져온 신종코로나는 그 동안 고령자나 폐렴, 당뇨 등 기저질환자들의 사망률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한국뇌연구원은 노년층에 많은 기저질환인 치매와 신종코로나 감염에 대한 위험성을 뇌질환적 관점에서 접근, 연구한 결과 이같은 결과를 도출해 냈다.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질환을 앓는 고령 환자의 뇌조직 및 혈액의 유전체 정보가 담긴 빅데이터와 전사체 분석기법(RNA 시퀀싱)을 통해 Ace2 유전자 발현량을 분석했다. 그 결과, 일반 노년층보다 알츠하이머성 치매를 앓는 노년층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세포 안으로 끌어들이는 Ace2 유전자의 발현이 증가한 것을 발견했다. 알츠하이머 모델 마우스의 뇌조직에서도 같은 변화를 확인했다.
치매 초기, 경증, 중증 환자그룹의 유전체를 분석한 결과 치매가 진행될수록 Ace2 유전자의 발현이 점진적으로 증가하는 것도 확인했다. Ace2는 코로나19 바이러스(SARS-CoV-2)와 결합하여 세포 내 침입을 돕는다. Ace2가 많다는 것은 그 만큼 감염위험이 높다는 의미다.
주재열 박사는 "치매 증상이 있는 노인이라면 코로나19 예방에 더욱 신경써야 하며, 우리 사회 각계에서도 치매 노인 환자에게 따뜻한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지원하는 한국뇌연구원 기관고유사업과 한국연구재단 기본연구사업 과제로 수행됐다.
한편 13일 0시 현재 국내 신종코로나 확진자는 1만3,312명이며, 이 중 289명이 숨졌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