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공연, 격랑 속으로
전국 700만 소상공인들의 대표단체인 소상공인연합회가 격랑 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여전히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 술과 춤으로 얼룩진 워크숍을 주도하면서 도마에 오른 배동욱 소공연 회장의 사퇴 촉구가 잇따라 불거지면서다.
숙박업중앙회 등 16개 관련 단체가 참여한 소공연 비상대책위원회는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중소기업중앙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배 회장은 소공연을 작동 불능 상태로 만들었다"며 "배 회장의 사퇴만이 처참한 현실을 타개할 유일한 방안이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배 회장의 사퇴 배경으로 △정부 보조금으로 구입한 서적을 후원금 명목으로 재판매했으며 △수익금 일부를 측근인 연합회 부회장에게 수고비 명목으로 지급했고 △배 회장 가족이 운영하는 업체에 일감을 몰아준 점 등을 꼽았다. 지난 10일 소공연 사무국 노조가 배 회장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폭로한 내용과 유사하다.
이번 사태의 발단은 지난 달 25일부터 26일까지 강원도 평창 리조트에서 소공연 주도로 열렸던 '전국 지역조직 및 업종단체 교육ㆍ정책 워크숍'에서 비롯됐다. 당시 이 행사에서 술을 마시고 춤과 함께 노래까지 불러댄 영상이 일부 언론에 공개되면서 비난 여론도 확산됐다.
논란이 불거진 지 열흘이나 지났지만 배 회장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배 회장은 회원에게만 보낸 사과문에서 "코로나19 방역 수칙은 철저히 지켰고 워크숍 전체가 여흥 위주로 흐른 것은 아니다"고 억울함을 표시해 빈축을 샀다.
비대위에선 배 회장의 폐쇄적인 조직 운영 또한 문제점으로 지적했다. 비대위 인사 중 한 명인 김임용 소공연 수석부회장은 "배 회장은 당선 후 총괄, 총무, 홍보, 대외협력 위원장과 상의해 모든 결정을 내렸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 비대위원 중에서도 소공연 집행부가 있지 않느냐는 문제제기에 김 부회장은 "우리도 집행부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반성한다"면서도 "문제가 된 워크숍을 우리는 처음부터 강력히 반대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고 호소했다. 그는 이어 "오늘 뜻을 모은 사람 중 정관 개정 반대를 위해 총회에 참석한 이는 있지만 워크숍 둘째 날 '춤판' 행사를 간 인원은 없다"고 강조했다.
한편, 배 회장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근 벌어진 사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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