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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4일 근무제 도전장 내민 경북 영천 태산...산뜻한 출발

입력
2020.07.14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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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광옥 대표 "설비투자와 작업환경 개선, 근무제 개선으로 생산성 대폭 늘었다"
지역민 우선 채용...임금과 복지수준도 높아

허광옥(가운데) 태산 대표가 경북 영천시 작업장에서 직원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허광옥(가운데) 태산 대표가 경북 영천시 작업장에서 직원들과 어깨동무를 하고 활짝 웃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허광옥 태산 대표가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허광옥 태산 대표가 주4일 근무제가 정착되기까지의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김민규 기자 whitekmg@hankookilbo.com


경북 영천시 신령면 팥앙급 제조업체인 ㈜태산이 주4일 근무제에 도전했다. 전체 종업원 37명의 작은 기업이지만, 도입 3년째를 맞은 자율시차근무제가 본궤도에 올라 매출액이 뛰고 있어 주 4일제도 안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태산은 지난 5월 주4일 근무제를 전격 도입했다. 생산량만 맞추면 출ㆍ퇴근 시간을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도록 한 자율시차근무제가 정착한 것을 확인한 후 이같이 결정했다.

시행 초기만 해도 걱정이 많았다. "근무 시간이 줄면 생산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첫 달 매출이 지난해 같은 달보다 오히려 늘었다.

허광옥(54) 태산 대표는 "생산량은 근무시간이 아니라 작업환경과 업무 집중도에 따라 결정되는데, 이는 자율시차근무제를 통해 이미 검증됐다"며 "작업시스템을 개선해 대기시간을 줄이고 지속적인 설비투자로 생산성을 높인 결과 자율시차근무제와 4일제 근무를 동시에 시행할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생산성이 높은 만큼 임금도 후한 편이다. 목표달성에 따른 성과급도 지급하기 때문에 직원들의 근무의욕이 높다. 2018년에는 20년 넘은 노동조합이 자진 해산하기도 했다.

"무작정 근무시간을 줄이면 회사가 망하겠죠.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환경과 시설, 직원들의 주인의식이 조화를 이뤄야 합니다. 이런 조건만 갖출 수 있다면 어떤 회사라도 자율시차근무제와 주 4일제가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지역사회 동행도 태산의 독특한 기업문화다. 직원의 일정 비율을 지역사회 인재로 채우고 지역사회 발전기금도 내고 있다. 허 대표는 "안정적 일자리가 지역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되는 만큼 일정 비율 이상을 지역에서 뽑는다"고 말했다.

해외서도 인기다. 2018년 산업연수생으로 근무하다 필리핀으로 귀국한 치토(35)씨도 지난해 초 재입사했다. 그는 태산에서 일하기 위해 필리핀에서도 우리말을 공부해 한국어능력시험에 합격하기도 했다.

태산은 1994년 설립한 중소기업이다. 7월 현재 전체 종업원은 37명이다. 매출은 2018년 150억원, 지난해 210억원으로 급신장했다. 2018년에는 제품 설비투자와 자동화 시스템 성공으로 경북도 에너지 효율대상, 청정에너지 개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상, 지난해에는 동종업계 처음으로 국가생산성대회 대상에 선정됐다.

지난해는 영천시 스타기업으로 선정돼 금융 등 각종 지원도 받고 있다. 영천시 스타기업은매출과 고용, 사회적책임 등 5개 부문에 걸쳐 우수한 성과를 낸 기업을 분기별로 1, 2개씩 선정해 각종 지원을 하는 기업지원제도이다. 2010년부터 올 2ㆍ4분기까지 모두 44개 기업이 선정됐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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