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포항 감독은 더워질수록 펄펄 날고 있는 송민규(21) 활약에 마냥 즐겁다. 최근 3경기 연속 골을 기록한 자체도 기특한데 모두 팀의 승부에 꽤나 결정적인 역할을 하면서다. 반 박자 빠른 오른발 슛이 장기였던 송민규는 이제 헤딩 골까지 터드리며 물 오른 득점 감각을 뽐냈다.
송민규는 1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1부리그) 2020 11라운드 수원삼성전에서 0-1로 뒤지던 후반 14분 헤딩 동점골을 터뜨렸다. 비록 목표로 했던 4연승엔 실패했지만, 송민규의 득점 덕에 귀중한 승점 1점을 챙겼다. 포항은 이날까지 한 경기를 덜 치른 대구FC에 앞서며 4위에 올랐다. 3위 상주 상무(승점 21)와 승점도 1점차라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진출도 충분히 노려볼 만하다.
재작년 고졸 신인으로 포항 유니폼을 입은 송민규는 데뷔 첫해 두 경기에 출전하는데 그쳤지만 지난해 27경기에 출전해 2골 3도움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런데 11경기를 소화한 올해 5골 2도움을 기록하면서 지난해 득점포인트 기록을 훌쩍 넘어섰다. 더 반가운 건 득점포인트의 순도. 지난해 33개의 슈팅에서 2골을 기록했지만, 올해엔 13번만 슈팅 했는데 5득점에 성공했다.
이날 득점상황은 송민규의 자신감을 제대로 보여주는 득점이었다. 왕성한 활동량, 그리고 빠른 돌파를 장점으로 둔 송민규는 앞선 2경기에서 정확한 오른발 슈팅으로 3골을 몰아넣었는데, 이날은 팔라시오스(27) 크로스의 낙하지점을 정확히 예측해 솟구쳐올라 득점을 만들어냈다. 수원 명준재(26)가 공을 걷어내기 위해 이미 자리를 잡았지만, 송민규는 높은 타점으로 기어코 득점을 만들어냈다. 김 감독도 “송민규가 어리지만 좋은 모습을 보인다”며 “송민규 발전에 대한 기대가 크다”고 전했다.
스스로도 자신의 성장세가 무섭다고 얘기할 정도로 존재감이 뚜렷해진 송민규는 벌써부터 올해 영플레이어상(첫 출전 3년 이내의 23세 이하 최우수선수) 후보 0순위로 떠오른다. 송민규가 부상을 당하거나 컨디션이 급격히 떨어지지 않는다면 시즌 내내 중용될 것으로 보여 현재로선 영플레이어 수상자로 가장 유력하다. 올해 영플레이어상 대상 선수들은 대구 정태욱(23)과 광주 엄원상(21) 상주 오세훈(21)이 경쟁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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