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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늙고 있는, 강동원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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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늙고 있는, 강동원 (인터뷰)

입력
2020.07.10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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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의 강동원. NEW 제공.

'반도'의 강동원. NEW 제공.

타고난 외모를 유지하는 것보다 중요한 건 '잘 늙는 것'이다. 비단 외모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라, 내면이 세월과 함께 여물어야 가능한 일이다. 그런 면에서 강동원은 해가 바뀔 수록 멋스러움이 깊어지는, 잘 늙고 있는 배우 중 하나다.  

10일 오후 서울 모처의 한 카페에서 '반도' 개봉을 앞두고 있는 강동원을 만났다. 카키색 점퍼에 운동화를 신고 모자와 마스크를 착용한 그는 여전히 작은 얼굴과 남다른 비율을 자랑했다. 최근엔 사진 한 장으로 때 아닌 '비주얼 논란'도 있었던 강동원이지만, 실물은 여전했다.

이날 강동원에 앞서 만난 연상호 감독은 강동원이 영화에서 다른 배우들이 돋보이는 장면들에 대해 너무나 흔쾌히 응해줘서 무척 놀랐다고 했다. "캐릭터보다는 작품 전체를 보는 것 같다"는 기자의 말에 강동원은 "언젠가부터 그렇게 됐다. (캐릭터에) 욕심을 내봐야 하나 하는 생각도 든다"며 크게 웃었다.

"예를 들어 이레가 운전하는 뒷좌석에 앉아서 저는 하는 일이 없었어요. 제 역할은 거기서 그 친구들을 돋보이게 하는 롤밖에 안되는 거죠. 감독님은 사실 제가 그렇게 안 해줄 거라고 생각했나봐요. 첫 테이크를 갔는데, 감독님이 놀랐다고 고맙다고 하시더라고요. 저는 원래 그런 장면이라 생각해 그렇게 한 것뿐인데 말이죠.(웃음)"

실제로 강동원의 배려 덕분에 이레의 캐릭터는 더 잘 살았다. 그는 "이레 같은 경우는 거의 프로다. 느낌으로는 연기 자체가 너무 성숙해서 성인 연기 단계에 접어들고 있는 느낌이다. 나이는 아직 중학생이다. 놀라웠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강동원의 배려는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아역배우 이예원과 연기 호흡을 맞출 때도 경험이 적은 후배를 잘 이끌어줬다.

"예원이는 너무 천진난만해서 좋았어요. 사실 아역이라고 다 천진난만하지는 않거든요. 아역들이랑 연기할 때 닫혀있는 친구들과 할 때는 힘들 때가 있어요. 예원이 같이 연기를 하면 굉장히 편하죠. 선배로서 조금만 더 받쳐주기만 하면 되니까. (연기할 때) 예원이는 감정이 너무 좋은데 앵글을 못 찾는 거예요. 클로즈업 장면인데 카메라에 얼굴이 아예 안 나와서 NG가 난 적도 있어요. 그때 제가 '편한대로 하라'고 했죠. 연기하면서 예원이 어깨를 잡고 (얼굴이 나올 수 있게) 조정을 했어요."

담백한 성격의 그는 당연한 일이라는 듯, "나이가 들면서 후배들도 많이 생기고 주연배우로서 어깨에 짊어진 책임감이 들면서 자연스럽게 되는 거 같다"며 "언젠가부터 좀 편해지고 내려놓는 느낌이 있었던 거 같다"고 털어놨다. 

그런 강동원이 나이가 들었다고 스스로 느낄 때는 언제일까.

"아침에 일어나서요. 찌뿌둥할 때. 술이 안 깨고.(웃음). 예원이가 저에 대해 '예전에 핫했대요' 한 거요? 예원이는 충분히 그렇게 생각하겠죠. 예원이 어머니가 놀라셨으려나. 제가 언제까지 핫하겠어요. 실제로 나이 들어가는 거고, 맞는 말이잖아요."

유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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