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이 하나의 ‘맛’이라면, 어떤 소설은 달콤하고 또 어떤 소설은 매콤할 것이다. 그렇다면, 여러 명의 작가가 하나의 주제로 써내려간 ‘테마 소설집’은 다양한 맛을 모두 맛보고 싶은 독자를 위한 최고의 선택이 아닐까?
최근 출간된 두 권의 테마 소설집 ‘시티픽션’(한겨레출판)과 ‘당신의 떡볶이로부터’(수오서재)는 각각 ‘도시’와 ‘떡볶이’라는 주제를 여러 명의 작가가 자신만의 비법으로 조리해 한 권에 담아낸 책이다.
‘시티픽션’은 조남주, 정용준, 이주란, 조수경, 임현, 정지돈, 김초엽 7명의 작가가 광화문 교보문고, 울산 관람차 등의 도시 풍경을 자신만의 감각으로 요리한 책이다. 조남주 작가는 ‘봄날아빠를 아세요?’라는 단편에서 집값에 얽힌 역세권 아파트 주민들의 욕망을 드러내고, 정용준 작가는 지진이 휩쓸고 간 서울 종묘에서 피어나는 온기를 단편 ‘스노우’에 담았다.
조수경 작가의 단편 ‘오후 5시, 한강은 불꽃놀이 중’은 청년 세대의 부동산 욕망을 대림동 골목 풍경과 대비시키고, 정지돈 작가는 단편 ‘무한의 섬’에서 전 세계 존재가 사라지는 판타지를 밤섬을 배경으로 풀어낸다.
‘당신의 떡볶이로부터’(수오서재)는 제목 그대로 ‘떡볶이’를 소재로 한 테마 소설집이다. 김동식, 김서령, 김민섭, 김설아, 김의경, 정명섭, 노희준, 차무진, 조영주, 이리나 작가가 쓴 떡볶이처럼 맛있는 10편의 소설을 엮었다.
전지적 떡볶이 시점이 되어 철판 위를 헤엄치는가 하면(김설아 ‘쫄깃쫄깃 탱탱의 모험’), 팍팍한 일상이 떡볶이 한 그릇에 묘한 위로를 받기도 하고(이리나 ‘송 구리 당당’), 떡볶이 여행 중인 60대 여성은 떡볶이 복수극을 펼친다.(조영주 ‘둘이 먹다 하나가 죽어도 모를 떡볶이)
삼천 원짜리 떡볶이에서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도 있고(노희준 ‘떡볶이 초끈이론’), 미래에서 과거로 온 마약 떡볶이로 칼부림이 일어나는 데다(차무진 ‘서모라의 밤’), 좀비로 인해 망가진 세상에 떡볶이가 도전이자 희망이 되기도 한다. (정명섭 ‘좀비와 떡볶이’) 때로는 눈물 나게 맵고, 때로는 달콤한 위로가 되는 10가지 떡볶이 소설을 맛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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