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세연 중원문화 대표 "박원순 대통령 돼야"?
친문 세력의 박원순 죽이기에 비판적 내용
박원순 서울시장이 숨진 채 발견된 10일 공교롭게도 박 시장이 차기 대통령이 돼야 한다는 주장을 담은 책이 출간됐다. 제목은 ‘박원순 죽이기’(중원문화)다. 친문 세력이 민주당 내에서 계파색이 약한 편인 박 시장을 정치적으로 몰락시키려고 한다는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 지어졌다. 반어법 작명인 셈이다. "'박원순 죽이기'가 아닌 '박원순 살리기'로 가야한다"는 게 책이 전하려는 핵심 메시지다.
저자는 책을 낸 출판사 중원문화의 황세연 대표로, 박 시장과는 오래전부터 잘 알고 지낸 운동권 선후배 사이라고 한다. ‘박 시장 팬카페 비슷한 것’을 운영하고 있다고 본인을 소개했다. 황 대표는 한국일보와의 통화에서 "지난해부터 책을 준비했다. 박원순을 살리기 위해서 이 책을 썼는데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져 너무 황망하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책 서문에서 "이 땅에 친일 부역 세력과 독재 부역 세력이 차기 대통령으로 당선되는 일이 없어야 되겠기에 이를 막고자 이 책을 집필하게 됐다"고 썼다.
책은 박 시장의 능력과 비전, 사람됨을 고루 치켜세우며 차기 대통령으로 적합한 이유를 설명하는 데 힘을 쏟는다. 황 대표는 "박원순만이 가장 투명하고, 가장 헌신적이며, 가장 진보적 사고로 위기의 대한민국을 부동산투기 세상이라는 수렁에서 구해낼 구원투수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친문 진영에서 벌어지는 박원순 죽이기에 대해서도 분석한다. “물론 친문 세력이 차기 대통령 후보로 구상하는 후보가 있다면 박원순 죽이기를 먼저 해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호남이 원하는 진보적인 대통령 후보가 박원순이기에 '더민주당'은 호남의 움직임에 따라서 또다시 분열될 것"이라며 '박원순 죽이기'는 불가능하다고 단언했다.
또 "현재 국가권력과 경제권력이 손을 맞잡고 박원순 서울시장이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제일 먼저 막기 시작하고 있는 것은 삼척동자도 알고 있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황 대표는 지난 달 20일 박 시장과 마지막 만남을 회고하며 "박 시장이 친문들 때문에 많이 힘들다고 토로했다"고 전했다. 황 대표는 친문들 입김이 막강해 박 시장이 서울시 산하 기관장 인사 하나도 마음대로 못했다고 주장했다.
황 대표는 5·18 민주화운동, 1987년 대선 당시 구로구청 사건 등에 연루돼 수차례 구속 수감됐으며 '세계 철학사 시리즈(전 5권)', '걸어다니는 철학', '변증법이란 무엇인가' 등 다수의 철학·사회과학 서적을 쓰거나 번역했다. 1984년 중원문화를 인수해 지금까지 경영해오고 있다.
황 대표는 이 책의 주된 논지인 '박원순 대통령 만들기'는 실현 불가능해졌지만 그의 참모습을 널리 알리기 위해 책은 발인이 끝나는 대로 발간하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초판은 2,000부가 인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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