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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광민 "이젠 록이나 펑크에 도전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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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아니스트 김광민 "이젠 록이나 펑크에 도전할게요"

입력
2020.07.16 10:00
20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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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오후 서울 동숭동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광민 교수는 "다음달 공연에서 즉흥연주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정준희 인턴기자

8일 오후 서울 동숭동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김광민 교수는 "다음달 공연에서 즉흥연주를 기대해 달라"고 말했다. 정준희 인턴기자


"글쎄요, 무슨 노래 듣고 싶으세요?"

다음달 15일 서울 잠실동 롯데콘서트홀에서 독주회 '썸머 브리즈'를 여는 피아니스트 김광민(60) 동덕여대 실용음악과 교수. 이번 무대 레퍼토리를 묻자 오히려 역질문을 했다. 보통 공연엔 연주곡 프로그램이 미리 공개되기 마련. 하지만 김 교수 공연 소개엔 '아름다운 서정을 만난다' 같은 알쏭달쏭한 말 뿐이다.

최근 동숭동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에서 만난 김 교수는 "공연 당일 느낌에 따라 무대에서 칠 곡을 정한다"며 "지금까지 늘 그래왔다"고 말했다. 관객과 호흡을 중시한다는 뜻이다. 다만 3년만의 독주회인 만큼 오래 기다린 팬들을 위해 "사람들이 좋아하는 곡들을 기본적으로 연주하고, 미발표 작품도 몇 곡 선보일 예정"이라는 말은 했다.

김광민 공연의 이런 특성 때문일까. 이미 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팬들의 신청곡이 쇄도하고 있다. '지구에서 온 편지' '아버지' '비오는 날' '학교 가는 길'까지 다양하다. 이참에 인터넷으로 신청곡을 받아볼까도 생각 중이다.


8일 오후 서울 동숭동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연구실에서 김광민 교수는 "코로나19로 1학기는 온라인 수업만 진행했다"면서 "학교 가기도 어려운 시절"이라고 말했다. 정준희 인턴기자

8일 오후 서울 동숭동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연구실에서 김광민 교수는 "코로나19로 1학기는 온라인 수업만 진행했다"면서 "학교 가기도 어려운 시절"이라고 말했다. 정준희 인턴기자


최근 타계한 영화음악 거장 엔니오 모리코네를 기리는 시간도 염두에 두고 있다. 김 교수는 "네 살 때 본 영화 '황야의 무법자'에 나오는 트럼펫 선율을 좋아했는데, 나중에야 작곡자가 모리코네란 걸 알았다"며 "내 음악 인생에 많은 영향을 준 사람"이라 말했다. 지난 5월 피아니스트 손열음과 함께 출연해 화제가 됐던 MBC 예능 '놀면 뭐하니'에서는 유재석의 요청으로 모리코네의 '러브 어페어'를 들려주기도 했다. 인터뷰 도중 김 교수는 모리코네의 곡을 피아노로 들려주며 회상에 잠시 잠겼다.

모리코네처럼 김 교수도 대중에게 친숙한 곡을 써왔다. 이제는 초등학교 음악 교과서에까지 실린 '학교 가는 길'이 대표적이다. 그는 "중학생 때 순간적으로 쓴, 몇 마디 분량의 곡인데 사람들이 왜 이렇게 좋아하는지 신기하다"며 "지금은 내가 팬들이 만든 편곡 버전 악보를 구해서 무대에서 치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웃었다.


이번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광민 교수. 정준희 인턴기자

이번 공연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김광민 교수. 정준희 인턴기자


젊었을 적 밴드('시나브로') 활동부터, 뉴에이지와 재즈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든 피아니스트는 올해 환갑을 맞았다. 그의 음악은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 의외의 답이 돌아왔다. "우선 록으로 써놓은 곡들이 좀 있어 내놓을 생각이고요. 재즈와 록을 퓨전하거나 펑크도 해볼 생각이에요. 한 곡씩 따로따로, 싱글로 내려고요."

'아름다운 서정' 운운한 피아니스트가 이래도 될까. "1991년 잔잔한 분위기의 1집('지구에서 온 편지')을 냈을 때 주변 사람들이 더 놀랐어요. 쿵쾅거리는 재즈 하더니 갑자기 왜 이런 걸 하느냐고요. 사실 전 강렬한 음악 좋아합니다. 이제는 제가 좋아하는 장르를 해볼까 해요."

장재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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