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 기분 내자'...업계 아이디어 경쟁 봇물
여름 휴가철이 코 앞인데 진정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올해는 휴가를 포기한 사람들이 적지 않다. 해외여행 계획은 접어둘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휴가 기간 동안 이를 대신할 만한 색다른 경험을 찾는 대리만족 수요가 늘면서 유통업계가 아이디어 경쟁에 나섰다.
대형마트와 편의점이 ‘휴포족’의 대리만족에 앞장서고 있다. 이마트는 항공사 진에어와 함께 만든 ‘진에어 컵면’과 ‘진에어 쌀국수’를 판매한다. 진에어 승객들이 기내에서 즐기던 라면 맛을 집에서도 느낄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편의점 CU는 기내식과 꼭 닮은 도시락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기내식 특유의 감성을 살리기 위해 용기는 플라스틱 대신 알루미늄 소재로 만들었다. 종류는 돼지고기, 닭고기, 소고기 3가지가 있는데, 제품명이 각각 ‘포크 플리즈’, ‘치킨 플리즈’, ‘비프 플리즈’다. 기내에서 메뉴를 선택할 때 승무원과 대화했던 기억을 떠오르게 하려는 아이디어다.
버거 프랜차이즈 브랜드 KFC와 버거킹은 동남아시아 고유의 맛이 담긴 특별한 메뉴를 나란히 출시했다. KFC는 지난해 한정 판매했던 인도네시아의 닭껍질튀김을 최근 전국 매장에 정규 메뉴로 확대했다. 원래 자카르타 KFC 일부 매장에서만 판매됐던 닭껍질튀김은 작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버거킹은 싱가포르의 맛 ‘칠리크랩통새우’와 ‘칠리크랩버거’를 내놓았다. 국내에서 쉽게 맛볼 수 없는 싱가포르 칠리크랩의 이국적 풍미를 살린 메뉴라고 버거킹은 소개했다.
롯데홈쇼핑은 오는 12일 오후 6시 30분에 국내 첫 호텔식 열차 ‘레일크루즈 해랑’의 2박3일 전국일주권을 판매한다. 코레일관광개발과 함께 업계 처음으로 개발해 선보이는 이 열차는 서울을 지나 순천만, 해운대 등 인기 관광지를 돌며 지역 명소와 음식점을 방문하는 상품이다. 열차 내에 침대와 화장실을 갖춘 호텔급 객실과 무제한 식사를 제공하는 카페 등이 마련돼 있다. 단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열차 내 공용공간에선 의무적으로 마스크를 써야 한다.
카페 브랜드 달콤은 아예 일부 매장 공간을 이국적인 분위기로 탈바꿈시켰다. 서핑 명소로 꼽히는 부산 송정에 있는 달콤 매장을 낮에는 오션뷰 카페, 밤에는 라운지 바로 운영한다. 매장에서 판매하는 메뉴 이름도 해외 유명 서퍼해변에 온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도록 ‘빅웨이브’, ‘롱보드’ 등 재치 있게 구성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여행, 휴가 트렌드에 맞춰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맞는 상품들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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