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 500을 향한 도전으로 많은 관심을 끌며 ‘도전자’로 불렸던, 그리고 슈퍼레이스 무대에서는 CJ 레이싱 소속으로 쉐보레 레이싱 팀과 류시원 감독이 이끌던 EXR 팀 106와의 삼파전을 펼치던 ‘최해민’이 다시 슈퍼레이스 무대로 돌아왔다.
긴 공백 끝에 국내 복귀전을 치르는 그는 CJ 레이싱에서 함께했던 ‘김의수 감독’과 함께 팀 ES에 합류했다. 그렇게 도전자 최해민은 2020 시즌, 슈퍼6000 클래스에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다.
다시 슈퍼레이스로 돌아온 최해민을 만나 이야기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무척 오랜 만의 인터뷰인 것 같다.
최해민(이하 최): 그렇다. 무척 오랜만이다. 실제 마지막 인터뷰가 CJ레이싱 소속으로 슈퍼레이스에 출전하던 시기, 그러니까 2014년으로 기억하고 있다. 정말 오랜만에 이렇게 이야기를 나누는 것 같다.
Q 미국으로 돌아간 후 어떤 시간을 보냈나?
최: 지난 시간 동안 여전히 인디 500이라는 목표를 향해 도전했고, 또 인디 라이츠에 오르며 그 목표에 다가서기도 했었다. 하지만 그 만큼 힘든 일, 어려운 일이 많았던 것도 사실이고 또 비용적인 부담도 상당했다.
그런 시간 속에서 드라이빙에서도 분명한 성장을 이뤄냈으며, 레이스 외적인 부분에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실제 최근 몇년 동안의 레이스 과정 속에서는 ‘레이스카’와 ‘드라이버’ 외에도 레이스와 모터스포츠의 시스템과 구조 등에 대한 경험과 배움을 얻을 수 있었다.
그래서 그럴까? 예전에는 드라이버 최해민으로 좋은 성과를 내고자, 혹은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욕심이 있었다면 이제는 조금 더 넓은 시야로 레이스와 모터스포츠에 대한 비전이나 꿈을 갖게 된 것 같다.
Q 그 시간 동안 ‘최해민’은 어떻게 달라졌는가?
최: 우선 조금 더 늙은 것 같다.(웃음)
레이스 활동을 펼치며 레이스 커리어에 대한 욕심은 여전하다. 그러나 새로운 욕구가 추가된 것 같다. 조금 이른 이야기지만 내 스스로가 레이싱 팀을 창단하고, 이를 운영해보고 싶다는 욕구가 생겼다. 내가 더 넓은 시장, 더 큰 시장에서 보았던 경험을 기반으로 조금이라도 발전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팀을 선보이고 싶다.
물론 이러한 팀을 만들기 전에는 ‘드라이버 최해민’이 조금 더 명확한 성과를 달성해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기 때문에 올 시즌을 치르면서 슈퍼레이스에 적응하고, 또 그 이후에 대한 목표를 더욱 구체화하여 앞으로에 대한 로드맵을 마련하고자 한다.
Q 많은 시간이 흐른 슈퍼레이스는 어떤 변화가 느껴지는가?
최: 슈퍼레이스 활동을 마치고, 다시 미국으로 돌아간 후에는 될 수 있으면 슈퍼레이스 소식, 경기 영상 등을 보지 않으려 했다. 딱히 안좋은 감정이 있던 건 아니고, 다시 도전을 하는 입장에서 더욱 집중하기 위함이었다.
솔직히 지금도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당시에는 슈퍼레이스를 다시 보거나, 슈퍼레이스의 소식을 듣게 된다면 ‘도전에 대한 태도’가 흐트러질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덕분에 이번 질문에 대해 확실히 답할 수 있을 것 같다.
간단히 설명한다면 오랜만에 마주한 슈퍼레이스는 무척이나 다르고, 이채롭게 보였다. 대신 김의수 감독님은 이전과 같은 모습이라 더욱 반가웠다.
Q 달라진 점을 구체적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최: 가장 많이 변한 점은 바로 ‘레이스에 대한 접근성’이 달라졌다는 것이다.
예전에는 간신히 새벽에나 편집된 재방송 정도로 대중들에게 방영되었던 것에 비해 지금은 정규 채널 속 프로그램으로 실시간 방송이 되고 있으며 또 모바일 플랫폼이라 할 수 있는 유튜브로도 실시간 방영된다는 점이다.
두 번째는 레이스 속의 사람들의 모습이다. 과거에 활동할 무렵에는 비슷한 나이, 혹은 선배들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2020년, 지금의 슈퍼레이스는 물론, 지난해 래디컬 컵에 출전할 때에는 ‘젊은 선수들의 활약’이 두드러진 모습이다.
실제 이번 3라운드의 예선 1위를 차지한 볼가스 모터스포츠의 김재현 선수나 디펜딩 챔피언 김종겸 선수(아트라스BX 모터스포츠)는 물론이고 올 시즌 최연소 선수인 이찬준 선수 및 수 많은 젊은 선수들이 대단한 활약과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어 무척 인상적이었다.
Q 해외 레이스를 경험한 입장에서 국내 선수들에 대한 평가가 궁금하다.
최: 사실 국내 드라이버들이 대부분 국내 레이스에서만 활동하기 때문에 선수들 개개인의 기량이나 그 기량의 가치가 제대로 조명 받지 못한다고 생각한다.
조심스럽고, 또 어려운 질문이나 개인적인 견해로 답을 하자면 ‘수준급의 경쟁’을 펼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 90년대 말까지만 하더라도 일본 선수등을 비롯한 ‘아시아 선수’에 대해 막연한 평가절하가 많았고, 나 역시 그러한 편견 속에서 레이스를 펼쳤다.
그러나 국내 선수들은 ‘레이스에 대한 열정’ 그리고 ‘노력의 정도’가 상당하기 때문에 편견은 물론이고 ‘동등한 수준’에서도 충분한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참고로 개인적으로 인디 500를 추구했던 배경은 과거의 최해민이 가진 환경이 ‘포뮬러 레이스’에 적합해던 것, 그리고 속도에 대한 갈망 등을 충족시킨다는 점이었다. 덧붙여 유럽에 비해 미국의 레이스 및 모터스포츠 관련 시스템이 조금 더 합리적이었기 때문이다.
특히, 미국의 모터스포츠 시스템이 유럽에 비해 조금 더 합리적이라는 판단은 향후 해외 모터스포츠에 도전하고자 하는 젊은 드라이버들에게 꼭 전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Q 2020 시즌을 위한 스톡카는 어떤 느낌이었나?
최: 카본파이퍼로 짜여진 차체를 품었던 포뮬러 등이 매끄럽고 세련된 움직임의 포르쉐를 떠오르게 한다면 지금의 스톡카는 무척 투박한 ‘픽업트럭’을 타는 듯한 ‘확연한 차이’를 제시한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러한 차량을 갖고 치열한 레이스, 수준 높은 주행을 펼친다는 점이다.
올 시즌은 아직 팀은 물론 드라이버 역시 새롭게 적응하고 개선하는 시간이기 때문에 최대한 적응의 시간을 단축하고 또 ‘차량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는 함께 복귀한 김의수 감독님 역시 마찬가지다.
그 사이에 더 좋은 성과를 낼수도 있겠지만 팀 ES와 드라이버 최해민에 대한 구체적인 성적 목표나 성과에 대한 확신, 혹은 목표 등을 제시하는 건 2021 시즌에 하는 것이 옳은 것이라 생각한다.
Q 2020 시즌에 대한 기대감이나 각오가 있다면?
최: 드라이버 개인을 떠나 올 시즌 함께 하고 있는 팀 ES는 지금까지의 레이싱 팀과는 사뭇 다른 전략과 비전으로 탄생되었고, 또 운영되고 있다.
서포터즈보다 더욱 발전된, 보다 직접적인 참여를 할 수 있는 ‘시민구단’을 떠올리게 하는 ‘구독구단’이라는 시스템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소속 선수이면서도 또 한명의 모터스포츠 관계자 입장에서도 기존과 완전히 다른 새로운 체계인 만큼 앞으로 팀 ES가 어떤 모습으로 발전하고, 개선될지 무척 궁금하다.
다만 코로나 19(COVD 19)로 인해 팬과 구단주, 그리고 스폰서분들과 한자리에서 어울리지 못한 점이 무척이나 아쉽게 느겨진다. 빨리 코로나 19가 해결되고, 모든 분들이 함께 경기장에서 만날 수 있는 날이 다가오길 바란다. 그리고 선수로서 팀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자 한다.
사진: 김학수 기자 / 한국모터스포츠기자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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