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 공개
폭력피해 2014년 3.8%→2019년 11.2%
처벌도 여전히 솜방망이
학교폭력 연령이 더욱 낮아지고 빈도는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학교폭력을 당한 4명 중 1명은 초등 2학년때 처음 폭력을 경험했다. 최근 1년간 한 차례 이상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은 2014년 3.8%에서 올해 초 11.2%까지 치솟았다. 사이버폭력, 성폭력 등 학교폭력의 양상이 다양해진 만큼 문제를 인식ㆍ해결하는 패러다임도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웅 미래통합당 의원실이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주최한 ‘학교폭력 살인 근절법 마련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이종익 푸른나무재단 사무총장은 이런 내용을 담은 '2019년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12월 6일부터 약 7주간 전국 초·중·고등학교 재학생 1,984명을 대상으로 이뤄졌으며, 95%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2.2%다.
학교폭력 피해율은 최근 5년간 급증했다. 2012년 12%였던 학교폭력 피해율은 그해 학교폭력으로 숨을 거둔 ‘대구 김군’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교전담경찰관제 등 각종 대책이 발표되며 △2013년 6.3% △2014년 3.8%로 떨어졌지만 다시 2015년 4.6%로 증가했다. 이후에도 2017년 6.5%, 2018년 6.6%로 증가했고 이번 조사(2019년)에선 11.8%로 급증했다. 언어폭력, 집단따돌림 등이 꾸준히 발생하는데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한 사이버폭력, 성폭력이 증가하면서 전체적인 학교폭력 피해율이 급증했다는 분석이다. 이 사무총장은 “여러 형태 성폭력이 급증하고 있어 이 문제를 굉장히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다. 2012년때처럼 학교폭력에 관한 대대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처음 학교폭력을 경험한 나이도 점점 어려지고 있다. ‘재학 중 최초 학교폭력을 경험’한 시기에 대해 초등 2학년 때 피해(27.8%)와 가해(26.5%)를 경험했다는 대답이 가장 많았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는 피해의 경우 초등 3학년 때(16.7%)와 가해의 경우는 4학년 때(13.6%)가 각각 최다였다.
다양해지고 빈번해진 학교폭력에 대한 처벌은 여전히 솜방망이로 끝나는 경우가 많았다. ‘학교폭력 피해를 당한 후 아무런 도움을 받지 못했다’는 응답은 17.6%인 반면 ‘가해학생으로부터 사과와 배상을 받았다’는 응답은 2.0%에 불과했다. 반대로 ‘학교폭력 가해한 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는 응답 역시 25.5%에 달했지만, ‘피해학생에 게 사과 및 배상을 했다’는 응답은 10.5%에 불과했다.
이 사무총장은 “일부 가해학생들은 자신의 행동에 대한 별다른 자각 없이 피해학생의 고통에도 무감각하거나, 경우에 따라 자신은 ‘처벌’을 받았기에 ‘면죄’가 됐으며 오히려 스스로를 ‘억울한 가해’로 몰린 피해자로 생각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학교폭력의 양상이 변하는 만큼 해결의 방식도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사무총장은 “현재 학교폭력 업무는 교사들에게 대표적인 기피 업무 중 하나인 만큼 관련 지원이 늘어야 한다"며 "학교폭력의 해결을 위해 단위학교는 지역사회와의 연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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