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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지 40차례 옮기고, 여성 폭행 전력도... 이혁진의 '수상한 행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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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지 40차례 옮기고, 여성 폭행 전력도... 이혁진의 '수상한 행적'

입력
2020.07.10 04:30
수정
2020.07.10 09:06
12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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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서초갑 대의원들 탄핵 성명까지
이혁진 "제기된 의혹 사실 아냐, 입장 밝힐 것"


2012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민주통합당의 '민간인 불법사찰 규탄대회'에 참석한 이혁진(오른쪽) 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와 조국(가운데) 전 법무부 장관. 블로그 캡쳐

2012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열린 민주통합당의 '민간인 불법사찰 규탄대회'에 참석한 이혁진(오른쪽) 전 옵티머스 자산운용 대표와 조국(가운데) 전 법무부 장관. 블로그 캡쳐


투자처를 속여 펀드자금 수천억원을 끌어모은 옵티머스 자산운용의 설립자인 이혁진 전 대표가 노인과 여성들을 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는가 하면, 출마했던 지역구 대의원들로부터 탄핵을 당할뻔하는 등 민주통합당 내에서도 문제의 인물로 꼽혀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가 국내에 있을 때 주소지를 수십 차례 옮기는 등 신출귀몰한 행태를 보였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국일보가 9일 이혁진 전 대표와 민주통합당 서울 서초갑 지역에서 함께 활동했던 A씨를 취재한 결과, 이 전 대표는 2017년 확인 당시 주소지를 40회 정도 바꾼 것으로 파악됐다. 민주통합당 서초갑 지역구 상임고문이었던 A씨는 18대 대선일을 하루 앞둔 2012년 12월 18일 서울역 유세에 참가한 뒤 돌아와 반포동 선거사무소에서 지구당위원장인 이 전 대표에게 폭행을 당했다. 

A씨가 한참 손아래인 이 전 대표에게 “왜 그렇게 인상만 쓰고 앉아 있냐”며 나무라자, 이 전 대표는 "죽여 버린다"는 말과 함께 A씨의 멱살을 잡아 흔드는 등 전치 3주의 상해를 입혔다는 것이다. 이 전 대표는 폭행 혐의를 부인했지만, 이 사건으로 재판에 넘겨져 벌금 70만원을 선고 받았다. 폭행 피해자인 A씨는 이 전 대표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제기해 승소 판결을 받았지만, 이 전 대표는 배상금을 주지 않았다. A씨는 이후 집행문과 채무불이행자 명부등재 결정을 받으려고 법원에서 이 전 대표의 주소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그가 주소지를 40차례 가까이 바꾼 사실을 확인했다는 것이다. 

A씨에 따르면 2012년 19대 총선에서 이 전 대표가 연고도 없던 서초갑 지역에서 전략공천을 받자, 한양대 동문인 임종석 대통령 외교안보특보 등 여권인사들과의 두터운 친분 때문이란 소문이 파다했다. 이 전 대표가 민주당 실세들과의 친분을 과시하며, 평소에도 지역에서 당내 어른들에게 예의 없게 행동했다는 것이다. A씨는 당시 작성된 이 전 대표에 대한 탄핵 성명을 근거로 제시했다.  

A씨를 비롯해 민주통합당 서초갑 대의원과 구의원 등 28명이 2013년에 낸 ‘이혁진 협의회장 탄핵성명’에 따르면, 이들은 "우리 대의원들은 이혁진 협의회장이 있는 한 지역구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들은 "이혁진 협의회장은 (2012년) 총선에서 당원들을 무시했고, 본인 회사 직원들만의 잔치로 치렀다. 당원 모임에서 툭하면 젊은 세대로 대의원을 전부 교체한다는 등 공갈협박을 서슴지 않았다”며 성토했다. 

당시 대의원들은 주요 탄핵 사유로 A씨 상해 사건을 들기도 했다. 지역구의 한 대의원은 참고인 자격으로 출석한 A씨 사건 경찰 조사에서 “이혁진은 40대로 젊은 사람이다. 그런데 평소에도 위원장이라는 이유로 80이 넘는 원로 대의원들에게 인사도 잘하지 않는다고 대의원들의 입에 자주 오르고 있다”고 진술했다.

이혁진 전 대표는 이밖에 여성들을 상대로 한 폭행 전과도 다수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그는 강간치상 혐의로 2018년 징역 2년 6월에 집행유예 4년의 확정판결을 받았으며, 부인과 전처를 때린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각각 벌금형을 선고 받기도 했다. 술집에서 만난 20대 여성의 머리채를 잡고 계단으로 끌고 내려간 혐의로 재판을 받은 전력도 있다. 2012년 출마했던 19대 총선에선 회계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선거비용을 사용한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사법처리를 받았다.

야당은 이 전 대표를 둘러싼 의혹이 눈덩이처럼 커지자, 옵티머스 사태를 권력형 비리로 규정하며 총력전에 나섰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사모펀드 비리방지 및 피해구제 특별위원회'에서 "이혁진 전 대표는 민주당의 전략공천으로 출마한 적도 있고 대통령의 베트남 행사에 참여한 적도 있고 정권 핵심실세와 긴밀하게 교류해 온 사정도 있어서 권력형 비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혁진 전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임종석 특보와는 연락을 안 한 지 꽤 됐다"며 "나에게 제기된 의혹은 사실이 아니며, 조만간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는 2018년 도피성 출국 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교민들을 상대로 식료품 판매 사업을 하고 있다.  

 

김청환 기자
최동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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