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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전교조 "유치원교사들 관리자 갑질에 시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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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전교조 "유치원교사들 관리자 갑질에 시달려"

입력
2020.07.09 1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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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209명 대상 설문조사 분석결과 발표
인격모독 폭언ㆍ부당한 업무지시 일상화
대전교육청은 해결의지 없이 '개선' 공문만


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대전지역 유치원 교사들이 원장, 원감, 행정실장 등 관리자들로부터 폭언과 인격 모독, 부당한 지시 등 소위 '갑질'에 시달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대전시내 유치원 교사 209명을 대상으로 지난 5월에 실시한 갑질피해 설문조사 결과를 9일 발표했다.  

전교조가 제시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인격 모독적인 외모 비하, 부당한 업무지시, 수업권 등 교권침해 등이다. 

한 유치원 원감은 교사에게 "살빼라, 입술 좀 발라라" 등과 같이 옷차림이나 외모를 지적하는 경우가 많았으며,  다른 유치원감은 반말로 "야, 너는 어떻게 들어간 곳, 나온 곳이 구분이 안되냐? 너를 보면 펭수 캐릭터가 떠오른다"라며 인격모독적인 발언을 하기도 했다. 

본인 아이들을 위한 피자 주문을 하라는 등 사적인 일을 아무렇지도 않게 시키거나  회의록을 허위로 작성해 물품을 사라고 요구하기도 했으며, 교재ㆍ교구나 비품을 구입할 때 자신의 지인이나 업자를 불러 소개시켜 주기도 했다. 

방학 중 출근강요, 조퇴나 병가시 사유를 물으며 "다른 날 내라"고 요구하고, 법으로 보장된 육아휴직이나 육아시간 사용도 눈치를 주는 경우가 많았다. 컨설팅이나 장학 등의 명목으로 수업중 불쑥 교실에 들어와 수업에 간섭하기도 했다. 

동료교원 평가에서 기대에 못미치는 점수가 나오자 의심가는 교사를 불러 평점 준것을 확인하거나, 교사들이 갹출해 마련한 명절 선물을 본인 혼자 이름으로 보내는 경우도 있었다.

전교조 대전지부는 이 같은 사례를 발표하면서 대전시교육청의 미온적인 대처도 비판했다. 전교조는 "A4용지 20쪽이 넘는 방대한 유치원 갑질사례 자료를 제출했는데도 시교육청은 심각성을 깨닫지 못하고 '갑질문화 개선에 노력해달라'는 의례적인 공문만 보냈다"고 밝혔다. 

신정섭 전교조 대전지부 대변인은 "유치원 관리자들의 갑질이 일상으로 자리잡고 있고 일부는 갑질의 범위를 넘어 비리에 해당해 교육청의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앞으로 피해 교사들의  의견을 수렴해 유치원 관리자 비리와 갑질의혹 진상규명과 처벌을 요구하는 감사를 청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허택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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