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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다주택 여권 인사ㆍ공직자, 3개월 안에 팔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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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다주택 여권 인사ㆍ공직자, 3개월 안에 팔아야"

입력
2020.07.09 14:00
수정
2020.07.09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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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겸, 8ㆍ29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공식 선언?
"대선 후보 영남서 40% 득표하게 외연 넓히겠다"
"얼굴이 둥그니까 당 분위기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것"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더불어민주당 당 대표에 도전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서울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8ㆍ29 전당대회 당대표 경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김 전 의원은 정부ㆍ 여당의 부동산 정책과 고위공직자의 주택 매각 논란에 대해 "3개월 안에 부동산과 관련된 국민적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하고, 그 이후에도 정리하지 못하면 책임을 묻겠다"고 말했다.

주택 공급을 위한 그린벨트 해제 문제를 두고 정부ㆍ여당과 서울시의 의견이 엇갈리는 데 대해선 "주거권 안정에 대해 깊이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며 서울시의 양보를 촉구했다. 김 의원은 당 대표가 되면 교착 상태인 남북 관계를 풀기 위해 "북한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즉각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오거돈 전 부산시장의 성추행 사건으로 내년 4월에 치러지는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와 관련해 "당헌은 지켜져야 한다"며 후보를 내면 안 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최근 당내 현안인 금태섭 전 의원 징계 논란에 대해선 "당 대표가 되면 의원들이 개인 의견을 낼 수 있도록 당내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낙연 의원과 경쟁 구도에 대해선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못난 경쟁은 하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일부에서 '대선 전초전'으로 해석하는 데 대해선 우려를 나타냈다. 

다음은 이 의원과 취재진의 일문일답. 

-당대표 경선이 이낙연 의원과 양자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이 의원과 어떤 부분을 차별화 해 당원들의 마음을 얻을 생각인가. 

"이 의원과 오랜 정치적 인연이 있다. 문재인 정부 초대 국무총리와 행정안전부 장관으로 호흡을 맞춰 일했기 때문에 차별성을 드러내는 게 어렵다. 하지만 이번 선거는 (2022년) 대선 후보가 아니라 2년 동안 귀중한 과제를 안정적으로 준비 해야하는 당 대표를 뽑는 선거다. 언론에서 이번 경쟁을 '대선 전초전'이라고 표현하는데, 그렇게 표현하지 말아 달라. 이 의원과 내가 지금까지 살아온 삶 자체, 정치적 자산을 무시하는 못난 경쟁이 돼선 안 된다. 치열하게 경쟁하겠지만 자신의 전망과 대한민국 공동체에 대한 비전을 갖고 경쟁하고 싶다. 대선 전초전, 영원한 대결. 이런 건 당에도 우리 두 사람에게도 상처만 된다."

-최근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 정부ㆍ여당이 다주택자들의 주택 매각을 강요하고 있는데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어제 정세균 국무총리가 고위공직자들 중 다주택자들은 빨리 정리하라고 했고,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도 서울 집을 정리하겠다고 했다. 그런 점에서 문제되는 정치권 인사 및 고위공직자는 3개월 안에 부동산과 관련된 국민적 의혹을 말끔하게 해소해야 한다. 그 이후에도 정리하지 못 했을 땐 책임을 물어야한다. 

다만 외국에선 부동산이 주거 개념인데 비해 우리나라는 소유 개념이 너무 강하다. 이러한 국민의 기본적 심경 자체를 너무 부정하지 말아달라는 지적을 받았다. 충분히 경청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운 게 등록임대사업자에게 많은 혜택을 주는 데 비해 이들의 시장 행위자 효과는 생각보다 적은 부분이다. 자신들의 자산을 처분할 기회는 줘야겠지만, 원점에서 재검토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싱가포르나 다른 나라에서 한 걸 보면 부동산, 주거 정책은 '왜 내 사유재산을 건드느냐'고 반발할 만큼 강하게 하지 않으면 시장에 신호를 줄 수 없다. 공급 사이드가 취약해서도 안 된다. 수도권에 더 좋은 주거 환경을 갖겠다는 국민 여론, 생애 첫 주택을 갖고자 하는 젊은이들에 대한 여러 정책적 배려를 반드시 함께 마련하겠다."

-주택 공급을 위해 그린벨트를 해제하려는 것과 관련해 지방자치단체들과 의견이 엇갈린다.

"그린벨트는 현재 가치가 충돌하고 있다. 서울시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박원순 서울시장이 이 문제에 대해 그린벨트를 훼손하면 안 된다는 원칙이 강해서 이 자리에서 뭐가 옳다고 말하는 건 어렵다. 다만 국민 삶 자체를 지켜내는 주거권 안정이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도 깊이 있는 토론을 해야한다. 어느 정도 양보할 가치가 있다면 어디까지인가, 공존할 틀이 어디까지인가 논의해봐야 한다고 생각한다."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국민의 삶과 행복을 책임지는 민주당이 되겠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경선에 출마하는 김부겸 전 의원이? 9일 서울 국립현충원을 찾아 방명록에 '국민의 삶과 행복을 책임지는 민주당이 되겠습니다'라고 적고 있다. 김부겸 전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교착 상태인 남북관계를 해결하기 위해 인도적 지원을 즉각 재개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인 방안은 있는가.

"오늘 신임 통일부 장관이 임명됐다. 그분은 누구보다 남북관계 문제에 대한 전문성과 의지가 있다. 통일부가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남북관계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생각한다. 외교안보 라인이 새로 자리잡게 됐으니 그 분들과 상의하겠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약품 지원 등 몇 가지가 우스꽝스러운 이유로 제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이런 부분 등 최소한 남북 간 신뢰를 회복하는 부분부터 시작하고 미국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는 일로 삼겠다."

-이낙연 의원은 차별금지법안에 대해 원칙적으로 동의한다고 했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혐오 표현에 대한 차별금지법안을 발의했을 때 보수기독교계 비판 때문에 철회한 아픈 기억이 있다. 이 문제는 우회해서 이야기하겠다. 찬반으로 하면 많은 오해가 생긴다. 이른바 성적지향이 아직 우리사회에서 합의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인권 자체가 짓밟히거나 피해를 보거나, 따돌림 당하는 건 반드시 막아내는 사회적인 제도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경험도 얘기했으니 차별금지법에 대한 찬반 의견은 답변하지 않겠다. 그때 혼이 워낙 많이 났다."

-미래통합당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처장 임명을 반대하고 있다. 이를 어떻게 풀 생각인가

"통합당이 우리를 도와줘야 한다. 공수처법이 60년 동안 계속된 검찰의 독점과 독주를 막을 수 있다. 전 세계에서 이렇게 막강하게 검찰권을 행사하는 나라는 없다. 견제와 균형이라는 국가운영 원리를 다시 한 번 강조한다. 그것이 공수처법으로 구체화된 것이다. 그런데 야당에 공수처장에 대해 비토할 수 있는 권한을 다 드렸는데도 안 하겠다고 하면 (국민이 야당을) 책임지려는 집단으로 보겠나. 

다만 윤석열 검찰총장과 추미애 법무부 장관 사이에서 벌어졌던 문제에 대해 윤 총장이 전적으로 수용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들었다. 국민이 안심할 수 있게, 관행이라는 이유로 국민 보호에 미흡했던 부분을 고쳐나가는 게 검찰 개혁의 최종 목표다."

-거대 여당인데 당 내부에서 개인 의견을 내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그동안 우리 당 대표가 엄숙한 분이라 당내에서 스스로 자제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었던 건 사실이다. 저는 얼굴이 좀 더 둥그니까 분위기가 더 풀어지지 않겠나. 176명 의원 한 분 한 분 모두 헌법기관으로 권리가 있고 발언권이 있다. 다만 우리가 한팀이 돼야 할 제도 개혁이나, 사회적 합의를 이뤄야 할 부분에서는 목소리를 맞춰주면 좋겠다. 과거 열린우리당 때 여러 실패 경험이 있기 때문에 딱딱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 관련해 후보를 내지 말아야 한다는 내부 비판도 있다.

"관련 규정이 당헌에 나와있기 때문에 편의적으로 해석할 여지가 없다. 부산시 당원 동지들과 정말 오래 고민해서 결정 해야겠다. 당헌이 지켜져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다. 우리가 국민과 약속한 자체가 편의에 따라 해석되면 안 된다."

-총선에서 대구에 도전했지만 떨어졌다. 지역구도를 어떻게 타파할 생각인가.

"제가 당 대표가 돼서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게 당 취약 지역인 영남에서 어느 후보가 대선에 나오더라도 40% 이상 득표할 수 있는 기반을 닦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차기 대선은 전국적으로 진영 대결로 가기 때문에 이렇게 일방적으로 한 지역에서 밀리는 건 전략상 불리하다. 영남에서도 득표율 40% 이상 얻어낼 수 있다면 대선에 어떤 후보라도 이길 수 있고 정권을 재창출 할 수 있다. 이 부분은 제가 잘 할 수 있다."

-출마 기자회견문에서 당대표가 되면 차기 대선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부분을 읽지 않은 이유가 있나.

"회견문에 두 번 나온 걸 한 번 밖에 읽지 않았다고 지적한 것 같다. 2년 당대표 임기를 채워서 네 번의 큰 선거를 제대로 준비해 정권 재창출하는 대표가 되겠다. 대구에 출마했을 때 대구ㆍ경북(TK) 정치지형을 바꿔야 한다는 절박한 생각으로 뛰었다. 총선 결과 를 보면 취약 지역에서 흔들리는 지역 민심을 다잡아야 한다. 지금 제가 잘 할 수 있는 일은 이렇게 폭을 넓히는 일이다. 당 외연을 넓히는 역할은 내가 제일 낫다고 생각한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김부겸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당 대표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뉴시스?

-정권 재창출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이 있나. 정부에 대한 청년들의 분노가 크고 공정 가치에 대한 요구가 높다.

"젊은이들의 열망을 잘 알고 있다. 문호를 열어 놓고 수시로 이야기를 듣고 정책에 반영하는 그런 틀을 만들겠다. 당 청년위원회가 있지만 지금보다 더 활발하게 현장에서 접촉하고 청년의 의견을 제도화 할 수 있는 방안을 꼭 찾아내겠다. 그 세대가 갖고 있는 공정과 공평이 단순히 화만 내는 게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 2030세대의 분노와 좌절에 대해서 어떤 형태로든 답 할 수 있는 당이 되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한 마디 더 한 다면.

"(이낙연) 대세론 때문에 중간에 그만두는 것 아니냐고 생각했을 것이다. 당원과 대의원, 국민을 만나면서 이 시대가 우리에게 던지는 과제가 만만치 않다고 생각했다. 가장 절박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누군가는 고함을 치고 울부짖어 주는 게 바로 정치인의 역할이다. 이 시기에 김부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역할이 있다. 그래서 도전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내 손을 잡고 '정치는 운동과 다르다. 서생적 문제의식을 상인적 현실 감각으로 풀면서 국민의 한 걸음 앞에서 국민과 함께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 자세를 아직도 잊지 않고 있다. 답답한 벽을 온몸으로 뚫고 나갔던 노무현 전 대통령의 처절한 정신을 꼭 배워나가겠다. 이 시기에 당대표가 되는 걸 넘어서서 우리당이 꿈꾸는 비전에 국민이 동참해 대한민국의 가치가 더는 후퇴하지 않도록 하는 데 제 모든 것을 던지고 싶다."

류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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