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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후기뿐"… '가짜리뷰'와 전쟁 중인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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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을 건 후기뿐"… '가짜리뷰'와 전쟁 중인 유통가

입력
2020.07.10 04:30
1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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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게티이미지뱅크.


온라인 쇼핑이 대세로 자리잡으면서 '상품평'이나 '구매후기' 등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이 실제 구매에 앞서 상품에 대한 정보 창구로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런 온라인 쇼핑 패턴은 부작용도 불러일으킨다. 일부 온라인 쇼핑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 측에서 계획적으로 올린 긍정적인 평가나 경쟁사에 대한 악의적인 비평 등이 대표적인 사례다. 온라인 쇼핑몰 유통업계 관계자는 "요즘엔 진짜 리뷰와 가짜 리뷰를 구분해서 처리하는 게 주된 업무로 자리 잡았다"며 "매출과 직결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신경이 곤두설 수 밖에 없다"고 전했다.

온라인 쇼핑몰 유통업계에 '리뷰' 색출 전쟁이 한창이다. 시살상 네티즌들의 쇼핑 가이드라인으로 자리한 리뷰에 따라 실적도 결정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온라인 쇼핑몰 유통업계에선 '가짜리뷰'를 색출해내기 위한 인공지능(AI) 기술 개발에 열을 올리고 있는 곳도 적지 않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주요 온라인 쇼핑몰 플랫폼 기업들은 가짜리뷰에 나타나는 공통적인 특징을 AI에 학습시킨 뒤 비슷한 유형을 골라내 차단하는 가짜리뷰 탐지 기술을 운영 중이다.

AI 기술 개발에 나선 이유는 사람이 일일이 리뷰를 검토하는 게 불가능할 뿐더러 가짜리뷰로 인한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 3월 배달의민족은 이용자들에게 음식값보다 5,000원~1만원 많은 금액을 주고 긍정적 리뷰를 쓰게 한 입점 가게들을 적발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카카오톡 채팅방에선 리뷰 1건당 1,000원~2,000원을 지급하는 알바를 익명으로 모집하는 사례도 벌어지고 있다.

네이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밴드에 리뷰 알바를 모집하는 글과 카카오톡 채팅방으로 연결되는 주소가 올라와 있다. 밴드 캡처

네이버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밴드에 리뷰 알바를 모집하는 글과 카카오톡 채팅방으로 연결되는 주소가 올라와 있다. 밴드 캡처


AI의 가짜 리뷰 탐지는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시작됐다. AI의 가짜 리뷰 탐지 기술의 첫 번째 특징은 반복 내용의 적발이다. 쿠팡, 올리브영 온라인몰 등에선 동일한 인터넷프로토콜(IP)로 비슷한 내용을 반복 게재하거나 'ㅋㅋㅋㅋ' '좋아요 좋네요'처럼 특정 키워드가 과도하게 반복되면 AI가 잡아낸다.

평점만 높게 주고 실제 판매 중인 상품과 거리가 먼 내용을 남기는 것도 가짜리뷰의 속성이다. G마켓, 옥션 등에선 상품과 관련 없는 이미지, 의미가 불명확한 텍스트 등을 걸러낸다. 음란물, 명예훼손, 저작권 침해 등 불법적 내용도 차단한다. 특히 영상 리뷰 기능을 강화 중인 11번가는 영상 속 특정 색상이나 형태를 AI가 추출, 음란성 및 유해성을 판단한다. 네이버는 정보기술(IT) 기업 강점을 살려 네이버쇼핑 결제자를 빅데이터 분석해 판매자와 공모 정황 등 비정상적 패턴을 감지한다. 

그렇다고 AI가 가짜리뷰를 100% 찾아낸다고 할 수는 없다. 지난해 초 아마존은 가짜리뷰 중 90%가 소프트웨어가 생산한 좋은 리뷰라고 발표한 바 있다. AI가 자동으로 긍정적 리뷰를 만들어 단다는 뜻이다. 리뷰를 두고 AI 창과 방패의 싸움으로 번지다 보니 주요 플랫폼 업체들은 구체적인 알고리즘을 비공개한다. 리뷰 조작 업체가 알고리즘을 피하는 식으로 악용할 수 있어서다. 최근 들어서는 작성자별 리뷰 수, 문장 구현 방식, 구매 패턴 등이 일반적인 소비자와 얼마나 다른지 계산하는 식으로 정교화되고 있다는 게 플랫폼 업계의 설명이다.

진실된 리뷰가 많이 쌓여야 플랫폼 신뢰도를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리뷰 관리 기술 차별화도 이어지고 있다. 이베이코리아, 네이버 등은 가짜리뷰 차단뿐 아니라 유의미한 리뷰를 먼저 노출시키는 AI 기술도 도입했다.

네이버쇼핑 관계자는 "판매자의 실적과 이용자 만족도를 모두 높이는 게 중요하다"며 "패션 판매자에겐 사이즈, 색상, 착용감 등과 관련된 리뷰를 우선 전달하는 식으로 도움되는 리뷰를 제공하고 소비자에겐 최신 리뷰 순서가 아니라 정성스러운 핵심 리뷰를 AI가 우선 정렬하고 있다"고 밝혔다.

맹하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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