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정테마 연구지원 공모
혁신반도체·세포치료제 등 12개 과제에 123억 지원
'알츠하이머 환자의 줄기세포를 배양한 '인공 뇌'로 맞춤형 세포치료제를 개발하겠다.'
'인공지능(AI)과 양자컴퓨팅을 융합해 인간을 뛰어넘는 AI 기술 개발의 발판을 놓겠다.'
'이온 대신 전자로 반도체 기판을 손상 없이 깎아 반도체 성능을 1만배 높이겠다.'
삼성전자가 미래 과학기술 발전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해 연구비 지원을 약속한 과제들이다. 회사는 이들을 포함한 12개 과제를 '지정테마 연구지원' 대상으로 선정해 총 123억5,000만원을 지원한다고 9일 밝혔다. 2013년부터 진행 중인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올해 지정테마 연구지원 사업은 △혁신적인(Disruptive) 반도체 구조 및 구현 기술 △난치병 치료를 위한 세포치료제 △양자컴퓨팅 실용화를 위한 원천 기술 등 6개 주제(테마)를 대상으로 공모 및 심사 절차가 진행됐다. 연구 주제는 사업 주관처(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에서 국가적·산업적 육성 필요성 등을 따져 매년 새로 지정하는데, 지난해엔 △혁신적인 반도체 소자 △차세대 디스플레이 △컨슈머 로봇 △진단 및 헬스케어 솔루션이 제시됐다.
반도체 미세화의 한계를 돌파하기 위한 '혁신적인 반도체' 부문에선 3팀이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 중 정진욱 한양대 교수 연구팀은 반도체 기판 원재료인 웨이퍼에서 필요한 부분만 남기고 나머지 물질을 제거하는 식각 공정을 보다 세밀하게 수행할 기술 개발을 제안했다. 현재 식각에 널리 쓰이는 이온을 보다 가벼운 전자로 대체하는 것이 골자인데, 이 방식은 기판 손상 없이 원자 단위로 식각 작업을 할 수 있어 반도체의 데이터 저장용량을 1,000~1만배 늘릴 걸로 기대된다.
'세포치료제' 부문에서 지원 받게 된 4개팀 가운데 조승우 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알츠하이머 치료제 효능 평가에 뇌 오가노이드(줄기세포로 만든 인공 장기)를 활용하는 기술을 연구과제로 제안했다. 환자 줄기세포로 제작된 인공 뇌에 '질환 모델링' 및 '바이오센서' 기술을 접목해 알츠하이머 세포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정확하게 평가한다는 구상이다. 조 교수는 "환자에게 맞춤형 세포치료제를 제공하거나 유전적 소인 보유자의 발병을 예측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자컴퓨팅' 부문에서 선정된 이준구 카이스트대 교수 연구팀은 양자컴퓨팅을 결합한 AI 기술 개발이 목표다. 이 교수는 "양자 AI는 기존보다 훨씬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기계학습이 가능해 지금의 AI를 뛰어넘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크다"며 "5년쯤 뒤에 맞춤형 신약, 거대 물류시스템 등에 실제 응용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밖에 '차세대 자발광 디스플레이' 부문에서 2개팀, '차세대 실감미디어'와 '차세대 이동통신'에서 각각 1개팀이 지원을 받는다.
삼성전자가 1조5,000억원을 출연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출범 8년차를 맞은 올해까지 총 601개 과제에 7,713억원의 연구비를 집행했다. 해마다 두 차례(상하반기)는 기초과학·소재·정보통신기술(ICT) 분야의 자유주제로, 한 차례는 지정주제로 각각 공모를 진행한다. 지원 대상 연구진들은 그간 1,241건의 논문을 국제학술지에 실었고, 이 가운데 93건은 사이언스(5건) 네이처(2건) 등 최상위 국제학술지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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