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기상청-경북대와 손잡고 '지진관측 네트워크' 시범 구축...2021년까지 고도화 계획
최근 몇 년 사이, 경주와 포항 등에서 잇따라 발생한 대형 지진은 수 천억원의 재산과 인명 피해를 가져왔다. 더불어 우리나라도 더 이상 지진 안전지대가 아니란 인식을 확대시켰다. 이 가운데 지진의 피해 최소화에 필요한 정보 확보가 미흡했던 것도 사실이다. 특히 피해 최소화의 지름길인 지진조기경보 공백에 대한 아쉬움이 컸다. 현재 기상청에서 18㎞ 간격으로 전국에서 운영 중인 338개의 지진관측소만으로는 한계점을 노출할 수 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런 걱정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전국에 위치한 이동통신 기지국과 대리점이 '지진 관측소' 역할까지 수행하게 될 전망이어서다. 이에 따라 지진에 대한 한층 더 정확하고 빠른 정보 확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기상청ㆍ경북대학교와 손잡고 지진 탐지 및 경보체계와 연계할 수 있는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시범 구축한다고 9일 밝혔다. 지진 관측 기술을 전국에 위치한 이동통신 장비ㆍ시설에 적용한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도 이번이 처음이란 게 회사측 설명이다.
SK텔레콤은 스마트폰에 내장된 통신장비로 지진을 관측할 수 있을 것이란 아이디어로 2018년부터 기상청, 경북대와 공동 연구를 수행해왔다. 지난해에는 사물인터넷(IoT) 센서를 자체 개발해 전국 기지국, 대리점 등 3,000여 곳에 지진감지센서를 설치하고 이를 기상청의 지진관측시스템과 연동해 지진에 대응할 수 있는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만들고 있다. SK텔레콤은 연내 파출소, 초등학교 등 8,000여 곳에 센서를 설치한다는 방침이다.
SK텔레콤의 지진감지센서는 기상청의 지진관측장비보다는 성능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대당 5만원 수준으로 가격이 저렴하고 한 뼘 크기의 플러그 타입이어서 설치와 이동이 편리하다. 정확도는 다소 떨어지지만 더 많은 지역에 촘촘하게 센서를 설치해 지진관측 정보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다.
현재 기상청은 전국에 338개의 지진관측소를 운영, 지진 관측 후 7~25초 내에 지진조기경보를 발령하고 있다. 하지만 지진관측소 설치에 개당 2억원 이상 들어가는 만큼, 현재는 18km 간격으로 관측소를 운영 중이다. 지역에 따라 지진조기경보에 대한 공백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SK텔레콤이 이번에 기상청 및 경북대와 함께 구축할 네트워크가 완성될 경우, 이런 걱정은 한층 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번 네트워크상에서 SK텔레콤은 지진감지센서에 관측되는 24시간 실시간 진동 데이터 및 기압 등을 기상청에 보내는 역할을 맡는다. 기상청은 제공받은 데이터를 국가 지진관측망과 융합해 진도정보생산, 지진조기경보 분석 등에 활용할 수 있도록 연구를 추진한다.
이덕기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장은 "향후 SK텔레콤의 기지국 등에서 수집되는 데이터와 전국 국가 지진관측소에서 취합되는 데이터를 통합 분석한다면 보다 신속ㆍ정확한 지진분석으로 지진경보의 시간 단축과 다양한 진도정보서비스 제공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류정환 SK텔레콤 5GX 인프라 그룹장은 "재난상황에 대비한 사회적 안전망 구축에 대한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진관측 네트워크 구축을 비롯해 앞으로도 5G시대에 통신사가 보유한 다양한 인프라를 활용해 사회적 가치창출에 힘쓸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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