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 일부승소 뒤집혀... 2심 "자문계약 자체가 법 위반"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이 2017년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횡령·배임·탈세' 등 경영비리 혐의 관련 1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민유성 전 산업은행장(현 나무코프 대표)이 신동주 SDJ코퍼레이션 회장(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에게서 롯데가(家) 경영권 분쟁 관련 자문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며 100억원대 소송을 냈지만 2심에서 패소했다. 민 전 행장이 손해배상금을 받을 수 있다고 봤던 1심 결과가 뒤집힌 것이다.
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민사34부(부장 장석조)는 나무코프가 SDJ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의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했다.
민 전 행장은 롯데그룹 형제 간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2015년 9월부터 신 회장과 계약을 맺고 경영권 회복을 위한 자문 및 관련 업무를 담당했다. 그러나 2017년 8월 신 회장 측이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관계가 틀어졌다.
민 전 행장은 신 회장과 두 차례 자문 계약을 맺었는데, 1차 계약으로 월 8억8,000만원씩 1년 동안 105억6,000만원을 받았고 2차 계약으로는 월 7억7,000만원씩 10개월 동안 자문료 77억원을 받았다. 그러나 2차 계약 기간은 2016년 11월부터 2018년 10월 31일까지였다. 민 전 행장은 “신 회장이 계약을 해지하는 바람에 추가로 받아야 할 14개월치 자문료 107억원을 받지 못했다”며 "자문료 및 지연손해금을 달라"고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민법에 따라 위임 계약의 경우 당사자가 언제든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며 자문료를 줄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 다만 "계약 해지에 정당한 사유는 없었다"며 "손해배상금 75억원 및 지연손해금을 원고에게 지급하라"고 했다.
반면 항소심 재판부는 “이 사건 자문 계약 자체가 변호사법 제109조 1호를 위반해 무효”라며 자문료는 물론, 손해배상금도 지급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변호사법 제109조 1호는 변호사가 아닌 자가 법률사무를 취급하거나 알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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