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만5,000년 전 화산 폭발로 생성, 인니 최대 호수
함께 선정된 한탄강은 국내 유일 현무암 협곡 하천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의 토바호수가 현지 다섯 번째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받았다. 한국에선 한탄강 일대가 네 번째로 뽑혔다.
8일 쿰파란 등에 따르면 최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네스코 209차 집행이사회에서 토바호수 세계지질공원 인증을 전날 최종 승인했다. 아르마나타 나시르 파리 주재 인도네시아 대사는 “전 세계에 토바호수를 알릴 좋은 기회”라며 “지역 환경을 지속적으로 보존하겠다”고 밝혔다.
동남아 최대 칼데라호인 토바호수는 7만5,000년 전 화산 폭발로 생성됐다. 넓이 1,130㎢에 수심이 500m를 넘는데다 물결마저 파도처럼 밀려와 넋 놓고 바라보면 바다라는 착각에 빠진다. 400년 만(2010년)에 다시 살아나 2014년, 2016년 강력한 폭발로 인명을 앗아간 인근 시나붕 화산은 지난해에도 2,000m 상공까지 화산재를 뿌렸다. 인도네시아 정부가 ‘새로운 10대 발리’로 지정하면서 호수 부근에 공항이 생기는 등 국제 관광지로 거듭나고 있다. 부근엔 우리나라가 처음으로 해외에 건설한 수력발전소인 왐푸수력발전소가 있다.
토바호수 안의 섬 사모시르엔 무시무시한 식인 풍습의 역사도 전해진다. 섬의 원주민 바탁토바족이 사형수를 공개 처형한 뒤 시신의 특정 부위를 주민들이 나눠 먹었다는 것이다. 이 사실에 살이 붙어 인육을 시장에 내다 팔았다는 전설도 있다. 약 200년 전(1816년) 기독교가 전파되면서 원주민들의 식인 풍습은 사라졌다. 이 때문에 인구의 87%인 무슬림이 요직을 장악한 나라에서 기독교 신자가 원주민의 75%를 차지한다. 사모시르섬(630㎢)은 서울(605.5㎢)보다 넓다.
우리나라 지역 중 이번에 인증 받은 한탄강 일대는 여의도 면적(2.9㎢)의 400배에 달한다. 한탄강은 신생대 4기 용암이 분출하면서 생성된 국내 유일의 현무암 협곡 하천이다.
세계지질공원은 유네스코가 지질학적, 생태학적, 고고학적, 역사적, 문화적, 미적 가치를 지닌 곳을 관광 자원으로 활용하고자 지정하는 구역이다. 세계유산, 생물권 보전지역과 더불어 유네스코 3대 보호제도 중 하나다. 인도네시아는 바투르(발리), 칠르투(서부자바), 세우산(동부자바), 린자니산(롬복) 4곳이, 우리나라는 제주도, 청송, 무등산 3곳이 선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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