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유로존 GDP 8.7% 감소 전망 "봉쇄령 영향 커"
유럽연합(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7일(현지시간) 올해 EU 경제가 예상보다 더 깊은 경기 침체를 겪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에 맞서 내린 봉쇄령의 타격이 생각보다 컸다는 분석이다.
EU 집행위는 이날 '2020년 하계 경제 전망'을 발표하면서 EU에서 유로화를 사용하는 19개 회원국(유로존)의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보다 8.7% 감소했다가 내년에는 6.1%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 유로존 GDP를 전년대비 7.7%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던 지난 5월 전망보다 감소폭이 늘어난 것이다. 반면 내년 회복세 전망(6.3% 증가)은 어두워졌다. EU 27개국 전체의 올해 GDP 역시 8.3% 감소를 예상했는데, 이 또한 2개월 전 전망(7.4% 감소)보다 악화했다.
무엇보다 봉쇄의 타격이 컸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재무 담당 EU 집행위원은 "봉쇄의 경제적 영향이 초기에 예상했던 것보다 더 심각하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줄지 않아 봉쇄 조치 해제 속도도 예상보다 느린 탓이다. 2차유행 피해가 없다는 가정 아래 나온 수치라 코로나19 상황에 따라 GDP 감소폭은 더 커질 수도 있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유럽 내부뿐만 아니라 미국과 신흥국 등에서 감염률이 높아지는 상황이 계속되면 결국 유럽 경제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EU집행위는 이날 EU 회원국이 현재 논의 중인 경제회복계획 합의를 서둘러야 한다고 강조했다.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경제의 회복 지원 기금 도입과 관련 회원국들은 지원 형식과 조건 등을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각국의 경제 상황이 다르기 때문이다. 이번 보고서에서도 회원국간 큰 격차가 예상됐다.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경제는 10% 이상 위축된 뒤 내년에 부분적인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 반면 독일은 올해 6.3% 수준의 비교적 가벼운 감소세를 보이다 내년 5.3% 회복할 것으로 예상됐다.
파올로 젠틸로니 EU집행위 경제분과위원장은 "(봉쇄령과 같은) 유럽 전역의 정책 대응은 분열과 불평등, 불안감을 남겼다"면서 "이런 시기에 새로운 신뢰와 금융을 도입한 회복 계획에 신속하게 합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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