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의혹제기에 재차 조목조목 반박
이스타 “제주항공 지시로 셧다운, 구조조정”재반박?
양사 진실게임 넘어 폭로전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실질적인 대주주인 이상직 의원의 지분헌납에 대해 “근질권이 설정돼 있는 지분이라 반납의사를 밝힐 권리조차 없다”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또 이스타항공 측이 제기한 의혹들에 대해서도 “거짓주장”이라고 재차 반박했다. 제주항공 측은 15일까지 선행조건을 해소하지 않으면 지분인수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또 다시 최후통첩했다.
7일 제주항공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이스타항공 인수 관련 제주항공 입장’이라는 자료를 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이스타에서 계약 내용 및 이후 진행 경과를 왜곡 발표해 제주항공의 명예가 실추됐다”며 “깊은 신뢰가 있어야 하는 기업 인수 과정에서 신뢰가 심각하게 훼손된 것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스타항공 노조 측이 전날 공개한 이석주 당시 제주항공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가 나눈 통화 녹취록 파일에 대해 불만을 드러낸 것이다.
제주항공 측은 “양사 간 최고 경영자 간의 통화내용이나 협상 중 회의록 같은 엄격히 비밀로 유지하기로 한 민감한 내용들이 외부에 유출되는 비도덕적인 일이 발생했다”면서 그간 이스타항공 노조의 의혹제기를 자료를 통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이스타항공 창업주 일가의 지분헌납에 대해선 “이스타 홀딩스 지분에는 제주항공이 지불한 계약금, 대여금 등 225억원에 대한 근질권이 설정돼 있어, 이스타 측이 상의 없이 지분 헌납을 발표할 권리조차 없다”면서 “실제로 지분 헌납에 따라 이스타항공에 추가적으로 귀속되는 금액은 보도된 것과 다른 200억원대가 아닌 80억원에 불과해 체불임금 해결에 부족한 액수”라고 지적했다.
제주항공은 “이스타 측의 각종 의혹은 이번 계약에서 매수하려는 지분의 정당성에 대한 깊은 우려를 낳고 있다”며 “(이 의원의) 지분헌납으로 체불임금을 해결하면 딜을 클로징(종료)할 수 있다는 이스타의 주장은 본질과 전혀 다른 이야기이며 현재 상황대로 딜을 클로징하면 이스타의 미지급금 1,700억원과 향후 발생할 채무를 모두 부담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셧다운 지시설과 구조조정 요구설에 대해서도 전날에 이어 부인했다.
제주항공은 “운항중단 조치를 마치 제주항공이 일방적으로 지시한 것처럼 매도했다”면서 “당시 조업 중단, 유류 지원 중단 통보를 받아 어려움을 겪던 이스타를 도와주려던 순수한 의도를 왜곡한 것”이라며 불만을 표출했다.
또 “이스타 측이 제시한 구조조정 목표 405명, 관련 보상비용 52억5,000만원은, 주식매매계약 체결 직후 제주항공에 보내준 엑셀파일에 담긴 내용”이라며 “이것은 이스타항공이 이미 해당 자료를 작성해뒀다는 증거”라고 주장했다.
제주항공은 계약 이후 자신들이 수행해야 할 선행조건인 △운영자금 100억원 대여 △계약금 중 100억원 전환사채 투입동의 △국내외 결합심사 완료 등을 모두 완료했다면서 “지난 1일 10영업일 이내에 선행조건 해소를 요구하며 이행되지 않을 경우 계약을 해제할 수 있다고 분명히 했고, 이스타 측의 입장을 기다리겠다”고 강조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선행조건 이행이 지체되는 동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한 항공 시장의 어려움은 가중됐고, 이제 양사 모두 재무적인 불안정성이 커져 동반부실 우려마저 제기되고 있다”면서 “정부 지원도 결국 국민의 세금인 만큼, 견실하게 회사를 운영해 갚을 수 있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의 자료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재반박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 입장문에 나온 ‘이스타 측’이 ‘이스타항공’인지, ‘이스타항공조종사노조’인지, ‘이스타홀딩스’인지 명확히 해달라”며 “제주항공은 이스타항공 노조가 발표한 내용까지 이스타항공이 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으며 공개해선 안되는 계약 내용 다수를 언론에 알려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피인수대상기업인 이스타항공은 셧다운을 거절할 수 없었고, 명백한 제주항공 측 지시이자 요구였다”면서 “노조에서 공개한 구조조정계획 문건은 실제 사용 되지 않았으며 3월말 셧다운 이후부터 제주항공이 제시한 규모와 기준에 의해 구조조정이 진행됐다”고 제주항공 주장을 반박했다.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은 인수계약 이행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는 주장과 다르게 4월말부터 어떤 대화요구에도 응하지 않고, 문서를 통해서만 진행하겠다고 해 협상 진전이 안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스타항공조종사노동조합은 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제주항공을 압박했다. 박이삼 노조위원장은 “최후통첩 시한인 15일까지 분명한 입장을 밝혀야 할 것이며, 그렇지 않으면 650여명의 일자리 박탈과 250억의 임금체불 등 제주항공의 독점적 지위 확보를 위해 이스타항공을 의도적으로 파산시킨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어 “이스타항공의 부채 급증은 국제선 운항 중단이 주 원인이지만 구조조정에 몰두하며 고용유지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고, 이유 없이 전면 운항 중단이 이어갔기 때문”이라며 “제주항공이 인수 후 이익을 위해 이스타항공을 희생시키고 자력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박탈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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