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이 비등한 가운데 8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과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플래시 세례를 집중적으로 받았다. 김 장관은 부동산 대책의 주무 장관으로, 노 실장은 고위공직자 다주택 처분 문제와 관련해 정치권 안팎에서 따가운 시선을 받고 있다.
평소 정부세종청사에서 업무를 하는 김 장관은 이날 국무회의가 화상으로 진행됐음에도 불구하고 직접 청와대를 찾았다. 부동산 정책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을 고려해 대면 회의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이날 회의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일 김 장관에게 부동산 관련 추가 대책 마련을 지시한 후 열린 첫 국무회의다.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는 김 장관이 회의장에 들어서는 순간 불을 뿜었다. 방송 카메라 역시 일제히 김 장관을 향했다. 김 장관은 정치인 출신답게 테이블 위에 놓인 회의 자료를 자연스럽게 펼쳐 살펴봤으나 자료는 거꾸로 뒤집혀 있었다. 당황하지 않으려는 듯 머리카락을 매만지던 김 장관은 한자리 건너 앉은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과 대화를 시도하며 여유를 보이려 노력했다. 그러나 의도와는 달리 그의 행동과 표정에서 초조함이 묻어났다.
한차례 거친 파도가 지난 듯 잠잠해진 셔터 소리가 잠시 후 입장한 노 실장이 김 장관 옆자리에 앉자 또 다시 들끓었다. 묵례로 인사를 대신한 두 사람이 잠시 대화를 나누는 장면을 포착하기 위한 플래시 세례였다. 두 사람에게 집중된 촬영 경쟁은 곧이어 문 대통령이 입장하면서 일단락됐다.
호기를 잡은 야당의 공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주호영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부동산 정책 책임을 물어 김현미 국토부 장관을 해임 건의하겠다"고 밝혔다. 부동산 대책 때문에 화난 민심을 누그러뜨릴 '부동산 대책'이 나오지 않는 한 김 장관과 노 실장은 당분간 회의 석상마다 플래시 세례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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