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형외과에서 중독치료 권유할 수도
의협, 디지털 콘텐츠 과사용 진단지침
"2세 이하 스마트 기기 사용제한을"
'거북목 증후군'을 앓는 환자에게 정형외과 치료뿐만 아니라 중독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목이 비정상적으로 앞으로 빠지게 된 이유가 디지털 콘텐츠 또는 기기의 과도한 사용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에서는 정형외과뿐만 아니라 안과나 정신건강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분야에서 '디지털 콘텐츠ㆍ기기 과사용'을 진단하고 건강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예방적 임상 개입 권고안'을 국내 처음으로 개발했다.
의료정책연구소는 8일 '디지털콘텐츠ㆍ기기 과사용 관련 건강문제에 대한 예방적 임상 개입 권고안 개발' 연구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에서 그동안 발표된 1만1,218건의 문헌을 검토하고 분석해 각 분야 전문가 자문을 거쳐 진료현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가이드라인(기준)을 만드는 데 목적이 있다. 정신건강의학적 문제가 아닌 근골격계 또는 안과, 내분비계 질환을 앓는 환자라도 원인이 디지털 콘텐츠와 기기 과사용에 있다면 종합적인 치료가 필요하기에 이를 가려내는 일종의 검증도구를 개발한 것이다.
이에 따르면 게임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스마트폰 등 디지털 콘텐츠와 기기를 적정한 수준 이상으로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에는 중독이나 우울, 불안, 수면과 식사 문제, 성적위험 행동, 폭력행동 등 정신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또 비만 등 내분비대사문제와 안구건조, 시력저하 등도 겪을 수 있다. 거북목 증후군과 수근관증후군 등 근골격계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
연구책임자인 이해국 가톨릭의대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현재도 정신건강의학과가 아닌 진료과에서도 특정 질병을 디지털 콘텐츠의 과도한 사용에 따른 질병으로 분류하고 치료할 수 있지만 이번에 과학적 근거를 갖추고 정밀한 검증도구를 만들었다는데 의의가 있다"라고 덧붙였다. 의료정책연구소는 건강위험예방 가이드 형태로 책자를 만들어 보급하면 의원에서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소는 또 영유아의 건강위험 예방을 위한 예방 개입 권고안도 개발했다. 어린 아이들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위한 권고다. 먼저 2세 이하 어린이는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 또 식사시간과 잠자기 2시간 전, 샤워시간과 장시간 이동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2~5세 아동은 하루 1시간 이하, 5~8세 아동은 하루 2시간 이하로 제한적으로 스마트기기 사용을 허용한다. 또 사용하더라도 건강위험을 예방하기 위해 부모와 함께 사용하고 폭력적이거나 성적인 내용이 없는, 나이에 적합한 프로그램을 선별해 이용해야 한다. 스마트기기는 방안에 두지 않는 편이 좋다. 또 부모 역시 스마트기기 사용을 절제해야 한다. 아동 주위에 텔레비전을 계속 켜두는 등 수동적 노출도 줄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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