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르비아에 CH-92A 9대... 가성비 앞세워 틈새 공략
중동, 아프리카 한계 벗어나... "역사적 이정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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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0월 톈안먼 광장에서 열린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 시진핑 주석이 군부대를 사열하고 있다. 한국일보자료사진
중국이 군용 드론을 세르비아에 수출했다. 유럽에 진출한 첫 중국산 항공무기다. 유럽국가들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의 5세대(5G) 이동통신장비를 외면하는 가운데 가성비를 앞세워 틈새시장 공략에 성공한 셈이다.
세르비아 국방부는 “지난 4일 알렉산다르 부치치 대통령이 드론 부대를 시찰했다”며 “세르비아의 가장 발전된 무기체계의 일부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항톈과학기술그룹(CASC)이 개발한 CH-92A 무인정찰기로 반경 250㎞에서 고도 5㎞까지 올라가 최고속도 시속 200㎞로 비행할 수 있다. 공대지 미사일을 탑재해 9㎞밖에 떨어진 목표물을 타격할 수 있는 성능을 갖췄다. 세르비아군은 무인기를 투입해 전술정찰, 정밀조준, 지상공격, 초계 임무 등을 수행할 예정이다. 세르비아는 9대의 CH-92A 무인기와 18발의 공대지 미사일을 구입했고, 중국에서 추가로 15대의 군용 드론을 더 도입할 계획이다.
중국은 이번 유럽시장 진출에 잔뜩 고무돼 있다. 2015년 이라크를 시작으로 파키스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등에 군용 드론을 수출해왔다. CH 무인기 시리즈와 중국판 프레데터로 불리는 윙룽 드론의 수출량은 200대가 넘는다.
하지만 지역적으로 중동과 아프리카를 벗어나지 못했다. 민간용 드론의 경우 중국의 세계시장 점유율이 70%가 넘지만, 군용 드론은 미국산의 20%에 불과한 저렴한 가격에도 불구하고 안보상 이유나 중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 등으로 인해 다른 지역에서는 외면당하는 경우가 많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7일 “이번 수출은 유럽시장에서 중국 방산기업의 입지를 구축하는 이정표가 될 것”이라며 “중국은 미국과 달리 무기를 판매하면서 아무런 정치적 조건을 달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군사전문가 웨이둥수(魏東旭)는 “CH-92A는 비용 대비 효율성이 높아 세르비아에게 최적의 선택”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최첨단 드론 개발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10월 신중국 건국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초음속 스텔스 무장정찰 드론 ‘GJ-11’을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미국 드론의 디자인을 모방했다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최대 480㎏의 무기를 탑재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과거 정찰용에 그쳤던 중국 군용 드론이 공격용으로 진화하는 상징적 장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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