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연방 트러스트 화상회의서
"불편한 과거나 편견도 인정해야"
영국 왕실에서 독립해 미국에 정착한 해리 왕자 부부가 모국인 영국을 향해 과거 식민지 통치 행위의 잘못을 인정하고 바로잡을 것을 촉구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인종차별 반대 시위가 확산하면서 과거 영국의 식민통치 역사가 재평가되는 상황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된다.
6일(현지시간) 영국 BBC방송 등에 따르면 해리 왕자 부부는 지난 1일 '여왕의 영연방 트러스트(QCT)'와의 화상회의에서 "다소 불편하더라도 과거를 인정하지 않는 한 영연방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고 말했다. 영연방은 영국과 과거 영국의 식민지였던 캐나다, 오스트레일리아, 뉴질랜드 등 54개국이 가입한 국제기구다. QCT는 이들 회원국 청년을 돕는 자선단체로 해리 왕자와 메건 마클 왕자비가 각각 대표, 부대표를 맡고 있다.
정의와 평등권을 주제로 진행된 이날 토론에서 해리 왕자는 "그간 많은 사람들이 과거 (식민지 통치시대의) 잘못을 바로잡으려 노력했지만 아직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이 남아 있다"고 했다. 그는 "우리 모두가 세상을 다르게 보도록 교육받았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편견을 인정한 뒤 우리 사회가 받아들여선 안되는 것(차별)을 없애는 노력에 동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해리 왕자 부부는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는 인종차별 철폐 운동에 대해 높이 평가했다. 해리 왕자는 "제도적이고 체계적인 인종차별로 누군가는 이익을 얻고 있다"면서 "이 시위 덕분에 처음으로 (평등을 외치는)사람들의 목소리가 경청되기 시작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마클 왕자비도 "우리는 조금 불편해야 한다"면서 "지금과 다른, 배를 띄울 새로운 곳에 닿기 위해서는 오직 이 불편을 뚫고 나아가는 길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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