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강제징용 사실 밝히겠다는 약속 안 지켜"
세계 매체 50곳에 이메일로 알려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는 7일 세계 언론에 일본 정부가 하시마(端島ㆍ군함도) 등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하면서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인정하겠다는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밝혔다.
서 교수는 이날 한국일보와 통화에서 "어제 오늘 두 차례에 걸쳐 20여개국 50여개 매체에 일본의 역사 왜곡을 지적하고 관련 내용을 보도해달라는 이메일을 보냈다"고 말했다. 그가 이메일을 보낸 메채는 AP통신과 로이터통신, 신화통신 등 주요 통신사와 CNN, BBC 등 방송사, 뉴욕타임스 등 50여개다.
일본은 2015년 유네스코에 군함도 등 메이지 시대 산업시설 23곳을 세계문화유산에 올리면서 관련 정보센터를 개관할 때 조선인 강제징용 사실을 인정하는 내용도 전시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5년 뒤 도쿄 신주쿠에 개관한 산업유산정보센터에는 강제징용에 대한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고 서 교수는 설명했다. 오히려 군함도에서 '조선인 노동자가 주위로부터 괴롭힘을 당한 적이 없다'는 섬 주민들의 증언 자료를 소개하며 역사를 왜곡한 것으로 드러났다.
그는 이와 함께 이메일에 2015년 등재 당시 일본 유네스코 대사가 '1940년 일부 시설에서 수 많은 한국인과 다른 나라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가혹한 조건에서 강제 노역을 했다'고 인정한 사실도 적시했다. 일본이 등재 전과 후 상반된 태도를 보이는 것을 지적한 것이다.
서 교수는 일본 통신사인 교도통신이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을 비판한 점을 언급하며 "일본 언론도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을 우려하는데, 세계적 언론사에서도 역사를 자국 입맛에 맞게 짜깁기하는 일본을 비판하는 기사가 나오면 일본 정부를 압박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최근 산업시설 전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과거의 사실을 덮는 역사 수정주의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부를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 교수는 이메일에 관련 내용도 함께 적었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가 일본의 역사 왜곡을 막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서 교수는 최근 유네스코에 일본 산업유산정보센터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우편물을 발송했다. 그는 "유네스코가 답신에서 '일본에 내용을 잘 전달하겠다'고 했지만 달라진 게 아무것도 없다"고 우려했다.
서 교수는 내년에 열릴 예정인 도쿄하계올림픽에서 욱일승천기를 사용한 응원을 하지 못하도록 여론전도 펼쳐 나갈 계획이다. 그는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세계 매체에 욱일기에 대한 문제점을 보도해달라는 이메일도 지속적으로 보낼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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