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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배웅도 하지 마라"… 中, 1071만명 사상 초유 코로나 대입 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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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험생 배웅도 하지 마라"… 中, 1071만명 사상 초유 코로나 대입 시험

입력
2020.07.07 09:05
수정
2020.07.07 21:23
1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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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최대 규모, 코로나 여파로 안전 시험에 초점
마스크 챙기고 미리 핵산 검사... 교차감염 차단 부심
수험생 7.3%만 "코로나 영향 없어"... 심리 압박 가중
등교 개학 시기 지역마다 달라 '입시 공정성' 우려도
中 매체 "특별한 시기에 특별한 성인식"... 애써 평가

중국 장쑤성 쑤이닝의 한 시험장에서 6일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를 앞두고 방역요원이 입구를 소독하고 있다. 쑤이닝=로이터 연합뉴스

중국 장쑤성 쑤이닝의 한 시험장에서 6일 대학입학시험 가오카오를 앞두고 방역요원이 입구를 소독하고 있다. 쑤이닝=로이터 연합뉴스


전 세계 최대 규모의 대학입학시험인 중국의 가오카오(高考)가 7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시작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방역을 최우선시하면서 시험장 풍경이 예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수험생과 학부모 모두 기운을 북돋기보다는 전염병에 대한 불안감 속에 당국의 지침을 준수하는데 초점을 맞췄다.

올해 수험생은 1,071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보다 40만명 늘어난 규모다. 전국에 배치된 시험장만 40만개에 달한다. 수도 베이징의 경우 2,867개 시험장에서 4만9,225명의 수험생이 실력을 겨룬다.

교육당국은 코로나19 여파로 ‘안전하고 건강한 시험’을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특히 ‘10가지 주의사항’을 공지하며 수험생과 학부모들에게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학부모는 수험생에게 마스크와 소독제를 미리 챙겨주고, 수험생 못지 않게 학부모들도 집에서 개인 방역에 철저해야 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았다. 수험생과 시험 관계자들은 14일 전부터 핵산 검사를 받고 이상이 없어야 시험장에 들어갈 수 있다. 또 수험생을 배웅할 때 교차감염을 피하기 위해 다른 사람과 거리를 유지하라고 강조했다. 일부 지역에서는 아예 “떠들썩하게 모여서 수험생을 배웅하지 말라”고 지침을 한층 강화했다.

시험장 방역수위도 높였다. 예년에는 교실당 30명씩 시험을 치렀지만 수험생 간 거리를 유지하기 위해 20명으로 줄였다. 만약의 감염자 발생에 대비해 시험장 10개당 1개씩 예비 격리 시험장을 별도로 설치했다. 시험장 밖에는 의료진과 구급차가 대기하고, 비상팀을 편성해 시험 도중 발열 증상 등이 나타나는 학생을 신속하게 진료하고 병원으로 이송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췄다. 산둥성 등 상당수 지역에서는 수험생 신분 확인을 위해 얼굴 인식 시스템을 도입하는 등 시험 감독관과 수험생과의 접촉도 가급적 피했다. 철저한 준비에도 사고는 발생했다. 이날 구이저우성 안순시에서는 수험생이 탄 버스가 저수지로 추락해 최소 21명이 숨졌는데, 정확한 수험생 사망 여부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올해 시험은 당초 지난달 7일에 치르려다 한달 연기했다. 가오카오가 미뤄진 건 사상 처음이다. 특히 지역마다 고3 수험생의 등교 개학 시기가 제각각이어서 ‘입시 공정성’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적지 않았다. 가령, 코로나19가 발병한 후베이성 수험생은 5월 초, 수도 베이징의 경우도 5월 말에서야 등교를 했는데 3월부터 개학한 다른 지역과 비교하면 두 달 넘게 차이가 난다. 베이징은 신파디도매시장발 집단 감염으로 개학 2주만에 다시 온라인 수업으로 바뀌면서 혼란이 더 가중됐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수험생의 7.3%만 “코로나19로 인한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답했다. 90%가 넘는 수험생이 시험 일정이 미뤄지고 등교 개학이 늦춰지면서 상당한 부담과 심리적 압박 속에 일생일대의 중요한 시험을 치르는 셈이다.

이 같은 초유의 상황에 대해 중국 매체들은 “올해는 특별한 시기라 특별한 방식으로 시험을 볼 수밖에 없다”면서 “수험생 모두 신체와 정신 차원에서 시련을 이겨내고 자립심을 키우는 특별한 성인식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베이징= 김광수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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