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온 돼지 피부서 가장 오래 생존…37도 넘어가자 음성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동물의 피부에서 최장 4일까지 생존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에 육류와 같은 식재료의 표면에서도 장기간 생존해 감염을 확산할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홍콩 일간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6일(현지시간) 미국 메릴랜드주 포트데트릭 육군 전염병 연구소의 연구팀이 다양한 물질에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의 생존율을 연구한 결과 이같은 결론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 연구는 3일 의학논문 공개사이트 메디알카이브(medRxiv.org)에 게재된 것이다.
종이 화폐와 면직물 등 여러 재질을 두고 실험한 결과, 바이러스는 상온의 돼지 피부에서 가장 오래 생존했다. 또한 냉장된 온도인 섭씨 4도에서는 2주 동안의 실험기간 내내 상태가 안정적으로 나타났다. 온도가 오르면 바이러스가 빨리 괴사했다. 바이러스를 도포한 돼지 피부는 섭씨 22도에도 4일 동안 양성을 유지했지만, 37도 이상의 기온에서는 8시간만에 음성으로 판정됐다.
연구진은 "광범위한 검사와 감염추적 프로그램이 없을 경우 육류 포장공장 인근에서 전염이 발생해 지속적으로 문제가 될 것"이라며 "마스크 등 개인보호장비가 없는 상황에서 공장 근로자 중 유증상 또는 무증상 감염자가 퍼뜨린 바이러스는 육류 표면에서 장기간 살아남을 가능성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돼지 피부는 사람 피부를 많이 닮았기 때문에 두 표면에서 바이러스가 생존할 가능성은 비슷할 것"이라며 "밀접 접촉이 빈번한 사업장은 물론, 일반 사회에서 전염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손 씻기를 습관화하는 게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지난달 말 미국 대형 육류 가공공장에서 수천명의 확진자가 나와 집단감염이 발생하는 일이 벌어졌다. 영국과 프랑스, 스페인 등의 육류 공장에서도 집단감염이 발생했다. 이와 함께 이번 연구는 지난달 초 중국 베이징의 도매시장에서 발생한 집단감염의 원인을 추적하는데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당시 보건당국은 수입 냉동고기를 통해 바이러스가 시장으로 유입됐을 가능성에 주목했으나 직접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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