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쇠사슬 묶인 원숭이? 착취" 주장에
외교단 초청? 실태 공개 계획 밝혀?
美ㆍ 유럽서 태국산 불매운동 확산
태국 정부가 코코넛 채취에 원숭이를 동원한다는 혹사 비판을 전면 부인했다. 동물보호단체들이 주장하는 심각한 학대는 없다는 입장이지만, 원숭이들을 노동에 활용하고 있다는 사실은 인정해 동물학대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일간 방콕포스트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태국 상무부는 전날 “태국 원숭이들이 코코넛 농장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다는 주장은 진실과 다르다”며 “이 문제에 관심이 있는 외교단을 초청해 실상을 확인하게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원숭이한테 코코넛 채취 방법을 가르치는 과정이 잔혹하지 않고 학대도 없었다는 점을 정부가 직접 증명하겠다는 것이다. 분야릿 깔라야나밋 상무부 사무차관은 “외교단이 농장에서 원숭이 코코넛 채취 현장을 관찰할 수 있도록 준비를 마쳤다”면서 “실제 눈으로 확인하면 학대와 무관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국 정부가 부랴부랴 진화에 나선 것은 이번 논란이 예상보다 크게 번져 국제 이슈로 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유럽과 미국에선 지난 3일 동물보호단체 페타(PETAㆍ동물의 윤리적 처우를 지지하는 사람들) 아시아 지부가 펴낸 태국 노예 원숭이 학대 보고서 내용이 공개되자 1만5,000여개 점포가 태국산 코코넛 제품 판매를 금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의 글로벌 유통업체 테스코는 “페타가 언급한 원숭이 착취 관련 코코넛 제품을 팔지 않겠다”고 공식 선언하기도 했다.
페타는 보고서에서 원숭이들을 동원해 코코넛 열매를 채취한 농장 8곳에서 각종 학대와 착취가 자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쇠사슬에 묶인 원숭이들이 노예처럼 오로지 코코넛 수확에만 이용되고 있다는 내용의 동영상도 공개했다. 보고서는 “나무 높이 탓에 기껏해야 하루 80여개의 코코넛밖에 수확하지 못하는 인간과 달리 교육 받은 원숭이는 많으면 1,000개 넘게 딸 수 있다”고 원숭이를 노예처럼 부리는 이유를 설명했다.
반면 코코넛 농장 측은 “원숭이를 가족처럼 대한다”며 태국 정부와 입장을 같이 했다. 원숭이들에게 하루 세 번 쌀과 우유, 과일을 제공하고 노동도 강요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농장 관계자는 “외국인들은 우리의 생계 유지 방식을 이해 못하겠지만 원숭이한테 잔인한 행동을 한 적이 없다”면서 “야생 원숭이를 불법 포획하지도 않고, 사육된 원숭이 중 수컷 일부만 코코넛 채취에 활용한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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