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운송 늘고 운임 3배까지↑... 여객기 활용 효과도
아시아나항공의 2분기 성적표가 흑자로 점쳐지면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에 전세계 항공업계가 고전 중인 상황에서 나온 전망이어서 주목된다.
6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서 제시한 시장전망치(컨센서스)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2분기에 매출 1조897억원, 영업이익 624억원을 각각 기록할 전망이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7.6%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4분기 연속 적자행진에서 흑자로 돌아설 것이란 관측이다.
증권가 안팎에선 이에 대해 화물 매출 증가로 여객에서 발생한 손실을 보전하고, 임금삭감ㆍ무급휴직 등 비상경영체제로 고정비를 최소화시킨 노력이 더해진 결과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의 흑자 전망은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배 이상 증가한 화물 부문에서부터 파생됐다. 2분기 화물 수송량은 평시 대비 20~30% 가량 감소했지만, 화물 운임은 1.5~3배 가량 상승하면서 오히려 수익성은 높아졌다. 특히 한국산 마스크, 코로나19 진단키트 등 'K방역' 상품과 반도체 등 고부가가치 제품 수송이 화물 매출 상승을 불러왔다.
아시아나항공은 화물 수요 대응을 위해 화물 전용기 14대 외에도 여객기를 활용해 화물을 운송하는 '벨리카고(Belly Cargo)' 영업도 강화했다. 항공기 운휴율을 낮추면서도 화물 매출은 끌어올릴 수 있다는 점에서 1석2조의 효과를 가져왔다.
여기에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 중인 중국의 경제 회복도 아시아나항공엔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아시아나 항공의 경우엔 경쟁사 비해 중국 노선 비중이 25%로 높은 편이다.
국제유가 하락 역시 아시아나항공의 고정비 절감에 영향을 미쳤다. 두바이유 기준 지난 1월 배럴당 63.3달러였던 유가는 지난 4월에는 20.4달러까지 내려갔다. 지난달엔 배럴당 30.5달러로 다시 상승했지만 1월과 비하면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2분기 여객 수송은 우려했던 것만큼 큰 폭의 적자를 기록했지만, 항공화물 쪽에서는 예상보다 큰 수익을 거두면서 흑자 전환이 기대된다"며 "글로벌 항공 화물 공급이 40% 가량 줄면서 운임이 상승했고, 아시아나항공은 벨리카고 등 다양한 방식으로 수급 불균형에 대응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둔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반면 대한항공의 경우 2분기 실적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보다 화물 수송량이 2~3배 많기 때문에 흑자를 예상하는 곳도 있지만, 높은 고정비 때문에 수백억원 규모의 적자 전망도 나온다. 실제 아시아나항공은 비상경영 체제 이후 무급휴직과 유급휴직을 병행 중인 반면, 대한항공에선 직원 70%를 대상으로 유급휴직을 진행 중이다. 또 대한항공의 경우엔 현재 운항이 거의 없는 유럽, 미주 노선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아시아나항공보다 피해가 더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항공업계의 실적 향상을 위해선 결국 여객 매출이 동반돼야 한다는 조언을 내놓고 있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6월부터 일부 국제선 노선을 취항하며 사업량을 확대하고 있는 가운데 여객 수요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 비용 부담이 늘어날 수 밖에 없다"며 "화물은 6월부터 공급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운임의 제한적 조정이 예상되면서 수익성을 담보할 순 없을 것이다"고 내다봤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