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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손님 없다고 가위 놓을 수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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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손님 없다고 가위 놓을 수 없죠"

입력
2020.07.08 16:00
수정
2020.07.08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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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릭 이 사람] 한복연구가 라예선씨
안전하고 패셔너블한 수제마스크 출시
우리 꽃ㆍ나무 수놓은 필터교체형

라예선 대표가 경주의 대표 문화재 첨성대와 불국사 청운교 자수가 들어간 마스크를 선보이고 있다. 라예선 한복연구소 제공?

라예선 대표가 경주의 대표 문화재 첨성대와 불국사 청운교 자수가 들어간 마스크를 선보이고 있다. 라예선 한복연구소 제공?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결혼식이나 회갑연 등이 끊기다시피했고, 당연히 예복인 한복수요도 급감했다. 그렇다고 가위를 놓을 수 없었다. 미관상 보기 좋다고 하기 어려운 방역마스크의 기능을 살리면서 패셔너블한 마스크가 없을까 고민하다 필터교체형 패션마스크에 생각이 미쳤다."

한복연구가 라예선(64ㆍ라예선우리옷 대표)씨. 그는 이력서에 수제마스크 제작자란 타이틀을 하나 더 추가했다. 신종코로나 사태가 하루이틀만에 끝날것 같지 않은 만큼, 일상이 된 마스크착용을 보다 편하고 유쾌하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라 대표는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경주에도 경증환자를 위한 생활치료센터가 설치됐고, 이들이 하루빨리 건강을 되찾기를 바라는 경주시민들의 응원 소식을 들었다"며 "나도 뭔가 해야겠다고 고민하다 수제 패션마스크를 만들게 됐다"고 말했다.

공적마스크로 공급중인 방역마스크가 있는데 굳이 패션마스크가 필요할까. 라 대표는 "이번 사태가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이어질 것이라는 지적이 있다. 분명 마스크는 손수건처럼 매일 휴대해야하는 필수품이 됐다. 기왕이면 지나치게 평범한 마스크에 디자인을 가미하면 괜찮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한 벌에 수백만원짜리 한복을 주로 만들던 30여년 경력의 라대표. 손바닥만한 마스크 만들기가 망설여지기도 했다. 하지만 마스크 한 장이 고급한복 10벌보다 값질 수 있다는 데 생각이 미치자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다.

우선 숨쉬기 편한 천연원단을 선별했다. 필터를 삽입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마스크 아래쪽엔 무궁화 소나무 등 우리꽃과 나무 등을 색실로 수놓았다. 지인들에게 선물하자 "최고"라는 반응이었다. 힘이 났다. 평소 마음에 담아두었던 불국사 백운교, 첨성대, 다보탑 등 문화재도 수놓았다.

이 과정에 무엇보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한 딸의 격려와 조언이 컸다. 마스크가 보다 편안하게 얼굴을 감쌀 수 있도록 디자인할 수 있었던 것도 딸의 공이었다. 아직은 수작업으로 하다보니 수량이 적어 거래처 등 지인들에게 선물하는 정도다.

라 대표는 "이번 사태가 오래 갈 것으로 보여 하루 3,000장 가량을 만들 수 있는 설비를 갖추고 있다"며 "양산을 하게 되면 경주시 등에 기부도 하고, 온라인 등으로 일반 판매도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성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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