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남부서 오래 정체, 광범위한 지역 한달 강타
일본 규슈는 강한 비구름대 형성돼 피해 커
현재 제주 남부 먼바다 위치...한국 피해 없어
다만 점차 북상 중, 주말께 전국에 영향
중국 남부 지역과 일본 남부 규슈(九州)지방 구마모토(熊本)현에서의 기록적인 폭우와 그로 인한 인명ㆍ재산 피해는 한중일 삼국을 잇는 3,000~4,000㎞ 길이의 장마전선의 영향이다. 현재 이 장마전선이 제주 남부 해상 20㎞ 이상 떨어진 먼바다에 위치해 있어 아직 우리나라엔 직접적인 피해를 입히지는 않은 상황. 다만 이르면 6일 오후부터 북상하는 장마전선의 영향권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폭우에 따른 피해 발생이 우려된다.
5일 기상청에 따르면 중국 남부와 일본 규슈를 강타한 폭우는 이 지역에 머물고 있는 장마전선이 강력한 비구름대를 형성한 영향이다. 통상 6월에 형성되는 장마전선은 중국 남부에서 일본 도쿄까지 이어진다. 보통 한반도 상하 길이인 1,000㎞의 3배에서 4배 가량 가로로 펼쳐진다. 많은 비를 동반하는 장마전선은 중간에 끊기거나 약화되는 경우도 있지만 초기에는 길게 형성되며 기단과 기압에 따라 오르내린다. 현재 중국 남부 지역부터 제주도 남부 해상 쪽에 정체돼 있던 장마전선은 조금씩 북상하는 상황이다.
한달 넘게 이어진 중국 남부 지역의 기록적인 폭우는 이 장마전선이 조금씩 이동하면서 광범위하게 비를 뿌린 탓으로 분석된다. 이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전국에 내린 강수량은 평균 293mm로 예년에 비해 7.3% 많았다. 중국 쓰촨성 남부, 충칭 남부, 구이저우 북부, 후베이 남부, 하이난도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 4일 하루 70㎜가 넘는 국지성 호우가 쏟아지는 등 기록적인 폭우가 이어지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 3일까지 중국 26개 성ㆍ시에서 발생한 이재민은 1,938만명에 달하고, 이 중 121명이 숨지거나 실종됐다. 농경지 156만㏊가 물에 잠기는 등 416억4,000만위안(약 7조원 상당)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중국남부는 기본적으로 내륙의 따뜻한 공기와 북쪽에서 오는 차가운 공기가 만나는 곳이라 정체전선이 활성화돼 폭우가 잦은 곳”이라며 “다만 중국에서 피해가 커진 이유는 한쪽에만 바다가 있어 양쯔강이나 황하강으로 물이 흘러내리고 그러다 보니 강우량이 많을 경우 강 주변에 피해가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일본 규슈(九州) 지역의 폭우도 장마전선이 북상한 영향을 받았다. 특히 선상(線狀)형의 강한 비구름대가 형성돼 구마모토현 아마쿠사(天草)시에선 전날 새벽에 시간당 최대 100㎜가량의 폭우가 쏟아졌다. 미나마타시에선 24시간 총 강수량이 500㎜에 달했다. 강이 범람하고 제방이 붕괴하면서 가옥 붕괴, 침수 등으로 인명ㆍ재산피해가 커지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태평양 고기압과 오호츠크해 기단, 대륙기단이 균형을 맞추면서 비구대를 형성한 장마전선이 규슈쪽에서 서서히 북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도 조만간 영향을 받을 전망이다. 현재도 제주 남부 해양 쪽에는 많은 비가 쏟아지는 상태지만 관측 장비가 없어 집계되지 않을 뿐이다. 기상청은 6일이나 7일쯤 제주와 남해안 일부가 영향을 받고 전국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건 10일 전후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상청 관계자는 “장마전선이 오르락내리락 하면서 한 곳에만 많은 비를 내리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저기압과 맞물리거나 지형적 요소가 겹칠 경우 국지성 폭우가 내릴 위험도 있어 긴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