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 KPGA 개막전 부산경남오픈서 통산 2승
‘부산의 아들’ 이지훈(34)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7월에야 문을 연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코리안투어 개막전 부산경남오픈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2002년생 기대주 김주형(18)이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기적 같은 이글을 기록하며 승부를 연장전까지 끌고 갔지만, 이지훈은 연장전 막판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으며 자신의 텃밭에서 모처럼 맞은 우승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이지훈은 5일 경남 창원시 아라미르 골프앤리조트(파72ㆍ7,245야드)에서 열린 KPGA 투어 개막전 우성종합건설 아라미르CC 부산경남오픈 최종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무려 9언더파를 몰아치며 최종합계 21언더파 267타를 기록, 김주형과 동률을 이루며 연장에 돌입한 끝에 통산 두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KPGA 투어 데뷔 첫 승을 거둔 2017년 카이도시리즈 카이도 Only 제주오픈 이후 3년 만의 우승이다.
첫날부터 120명이 넘는 선수들이 이븐파 이상을 기록하며 ‘버디 파티’를 벌인 이번 대회 최종라운드에선 그야말로 극장 승부가 펼쳐졌다. 전날 12언더파로 공동 14위에 오르며 우승과 거리가 멀어 보였던 이지훈은 이날 전반 2~5번홀에서 4홀 연속 버디를 기록한 뒤, 후반엔 10~14번홀까지 5개홀 연속 버디로 우승에 성큼 다가섰다.
이지훈이 일찍 경기를 마친 탓에 챔피언조에서 경기하던 김주형과 문경준(38)이 그를 추격하는 판도였다. 그나마 뒤집기가 가능했던 김주형과 문경준은, 이지훈과 두 타가 벌어진 채 17번홀을 마치며 우승 도전에 제동이 걸리는 듯했다. 그러나 18번홀에서 대역전의 계기가 마련됐다. 문경준은 버디를 기록하며 우승 도전에 실패했지만, 김주형이 약 4m짜리 이글 퍼트를 성공하며 승부를 연장까지 끌고 가면서다.
연장전에 돌입한 이지훈과 김주형은 나란히 드라이버샷 실수를 범하며 우측 러프에서 두 번째 샷을 시도했다. 우승에 근접한 건 김주형이었다. 그는 두 번째 샷을 그린 에지 바로 앞에 떨어뜨린 뒤 세 번째 샷도 이지훈보다 핀에 가깝게 떨어뜨렸다. 그러나 먼저 시도한 이지훈의 퍼트가 들어간 반면 상대적으로 짧은 거리를 남겨뒀던 김주형의 퍼트가 홀을 살짝 비껴가며 우승은 이지훈 몫으로 돌아갔다.
시즌 개막전에서 우승한 이지훈은 마지막 퍼트 성공 비결을 ‘18번홀 실수’로 꼽았다. 그는 정규 18번홀에서 버디 퍼트를 놓친 위치와 (연장전 퍼트 위치가)비슷해서 경사를 확실히 알고 있었다”고 했다. 연장전 퍼트 순간 캐디가 깃대를 뺀 것도, 더 자신 있게 퍼트를 시도하기 위함이었단다. 고향이 부산인 그는 “(대회장이)고향과 가까워 편하게 대회에 임했다”며 “평소 이번 대회장에서 연습라운드를 한 것도 도움이 됐다”고 소감을 전했다.
개막전 준우승을 차지한 김주형은 이번 대회를 통해 임성재(22)를 잇는 한국 남자 골프의 미래로 자신의 이름을 제대로 각인시켰다. 16세 때 프로 무대에 발을 들인 그는 그간 태국에 거점을 두고 아시안투어 등에서 활약했다. 이날 우승했다면 2001년 만 19세6개월10일의 나이로 NH농협오픈에서 우승한 이상희(28)가 세운 KPGA 최연소 우승 기록을 18세14일로 당길 수 있었지만, 기록 경신을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한편 같은날 강원 평창군 버치힐 골프클럽(파72ㆍ6,434야드)에서 끝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맥콜ㆍ용평리조트오픈에선 김민선(25)이 최종합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 공동2위 이소영(23)과 성유진(20)을 한 타 차로 따돌리고 3년 3개월 만에 통산 5승째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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