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거래 7000억 돌파
매매차익 부과 세금 없고?
코로나로 안전자산 관심 늘며?
금값도 8년 이후 최고가 기록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안전자산의 대표주자인 금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국내 금 시장 거래대금이 올해 사상 처음으로 1조원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아졌고, 금 가격도 올 들어 22% 오르는 등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 가고 있다. 특히 상대적으로 증권시장에 익숙한 젊은층 사이에서 '금테크'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5일 한국거래소가 발표한 '올해 상반기 KRX 금 시장 동향 및 특징'을 보면 지난 1~6월까지 금시장 누적 거래대금은 7,103억원이었다. 이 추세대로라면 사상 최초로 누적 거래대금이 1조원을 돌파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거래소의 전망이다.
지난 상반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57억8,000만원으로 전년(24억1,000만원)보다 139.8% 증가했다. 특히 지난 1월 8일에는 하루에만 164억원(272.6㎏) 규모가 거래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금값도 많이 오르는 추세다. 지난달 30일 기준 KRX금시장의 1g당 가격은 6만8,640원이었다. 전년 말(5만6,270원) 대비 22% 상승한 금액으로 금시장이 개설된 2014년 말(4만2,330원)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62.2%에 달한다.
지난해부터 지속돼 온 미중 무역분쟁과 올해 코로나19 확산 등이 안전자산인 금의 수요를 부추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더구나 최근 들어 코로나19 재확산 우려가 커지면서 안전자산 쏠림 현상이 더욱 극심해지고 있다. 실제로 국제 금값도 최근 온스당 1,800달러를 돌파하며 2012년 이후 8년 만에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국내 금시장에 투자하는 개인들의 절반 이상(56.1%)이 2030 세대라는 것이다. 거래소는 "금 현물을 매입해 개인 보관하는 세대와 달리, 20~30대 젊은층은 증권시장에 익숙하고 금 현물을 투자수단으로 인식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연령대별로 보면 40대(28.8%)와 50대(11.5%), 60대 이상(3.6%)으로 젊을수록 금 투자를 많이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물 보관과 인출이 자유롭고 거래비용이 비교적 낮은 점도 '금테크'를 부추긴 요인이다. 개인 투자자들이 KRX 금시장에서 금 현물을 매입하면 이를 한국예탁결제원이 보관한다. 만약 실물로 인출할 경우 1㎏ 당 2만원의 인출 비용이 발생한다. 안전한 보관이 불가능한 장외시장이나 실물 인출 시 매매기준율의 4~5%의 인출비용이 발생하는 골드뱅킹과는 다른 점이다.
매매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이 없다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꼽힌다. 골드뱅킹과 금 펀드는 매매차익에 15.4%의 배당소득세가 부과되는 반면 KRX 금시장은 매매 차익에 부과되는 세금이 없다.
장내거래에 대해선 부가가치세 면제 혜택도 있어 시장 상황에 따라 매수와 매도를 반복할 수 있는 유일한 투자수단이라는 게 거래소 설명이다. 거래소는 "금에 대한 투자자의 인식변화와 거래 편의성 등을 고려하면 KRX 금시장에 대한 관심은 앞으로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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