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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구당 현금 보관액 157만원... 99%는 외국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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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구당 현금 보관액 157만원... 99%는 외국돈"

입력
2020.07.03 14:39
수정
2020.07.03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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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탈북민 212명 조사 분석


북한 주민들이 보유한 금융자산이 가구당 평균 211만원 수준이며, 이 중 대부분은 현금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은행 같은 금융기관 대출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북한 주민들은 주로 사금융에 의존하고 있는데, 아직 그 수준은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빌린 돈 포함 가구당 금융자산 211만원 "


3일 북한 평양 여명거리에서 행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3일 북한 평양 여명거리에서 행인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다. 평양=AP 연합뉴스?

한국은행 북한경제연구실이 3일 발표한 ‘북한 비공식금융 실태조사 및 분석ㆍ평가’에 따르면, 2012~2018년 7년간 북한이탈 주민 212명을 조사한 결과 북한 가구의 평균 금융자산은 1,761달러(약 211만원)로  나타났다.

금융자산의 형태는 대부분  현금이었다.  가구당 평균 1,310달러(약 157만원)의 현금을 보관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는 다만 "이것이 북한 가구 전반의 수준이라 보기는 어렵다"고 전제했다. 설문에 응한 북한이탈 주민 가운데 현금보관액이 전혀 없었다는 가구(45.5%)와, '1,000달러 이하' 가구(23.3%)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한 주민의 현금 선호는 은행 등 공식 금융기관에 대한 불신이 심하기 때문이었다. 가구당 은행 예금액은 1달러로 미미한 수준이며, 그마저도 금융자산으로 인식하지 않았다. 또 현금은 대부분 북한 원화가 아닌 달러화, 위안화 등 해외 화폐의 형태로 보관됐다. 전체 현금의 99.4%가 외화였다.


"부채는 평균 408달러... 연 이자 157%"??


북한 내 금전대차의 월 이자율 분포2012~2018년, 조사된 총 거래건수 77건 가운데
자료=한국은행

북한 은행에는 가계 대상 대출이 없다. 이 때문에, 돈이 필요한 주민은 사금융에 의존한다. 응답자의 27%는 신흥 자산가로 알려진 ‘돈주’ 등으로부터 돈을 빌리는 등의 ‘비공식금융’을 이용한 경험이 있었다. 다만 정보 부족, 제도적 보호 미비, 지역별 편중 등으로  이용률은 높은 수준은 아니었다.

북한의 가구당 평균 금융부채는 408달러 수준이다. 대부분은 상인 간의 외상값을 뜻하는 상거래신용(78.6%)이 차지했다. 자연히 대부분 대출은 ‘장마당’ 등에서 이뤄지는 도소매 등 유통업의 밑천인 셈이다. 일반적으로 돈을 빌리는 것을 의미하는 금전대차도 대략 61%가 유통업 자금을 마련하는 용도로 사용됐다.

이런 금전대차의 이자율은 매우 높았다. 금전대차 가운데 무이자거래 비중도 32.5%에 달했지만, 이자가 붙은 거래 기준으로 금융부채의 평균 금리는 월 13.1%였다. 연간으로 치면 157%에 달한다. 고이자 탓에 차입기간도 짧아져, 3개월 미만 단기 대출이 절반을 넘었다. 소규모 자영업자는 대부분 지인에게 빌린 저금리 자금으로 창업ㆍ운영에 나섰다.

“성장하던 북한 사금융, 국제 제재로 위축된 듯"


북한 가계의 금융자산과 부채 규모. 자료=한국은행

북한 가계의 금융자산과 부채 규모. 자료=한국은행

보고서는 북한의 사금융 규모가 아직 미미한 수준이라고 봤다. 가계의 금융자산과 부채 규모가 꾸준히 늘기는 했지만 2016년을 정점으로 축소되는 양상을 보였는데, 여기에는 2017년 이후  국제사회의 강력한 대북제재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 비공식금융이 상거래 활동의 윤활유 역할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수공업, 어업 등 다른 산업으로 확대되지는 않았으며, 금융자본 또한 중국의 본격적인 경제 성장에 징검다리 역할을 한 사설은행 등 비공식 금융기업 수준까지는 발전하지는 못한 것으로 관측했다.

다른 국가 사례와 비교한 결과 북한의 비공식 소비자신용 잔액 규모는 페레스트로이카 초기(1986년)의 구소련보다는 약간 높은 수준이지만, 대출보유 가구 비중은 개발도상국 가운데 페루나 베트남에 크게 미치지 못했다.

보고서는 "적은 표본 수, 대상표본의 지역별 편중, 회고적 조사로 인한 정확성 제한 등의 한계를 갖고 있는 만큼 해석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인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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