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형 이벤트로 유권자 표심 흔들 가능성"
비건 7일 방한 유력... 판문점서 북미 접촉 가능성
文대통령의 '한반도 운전자론' 강조 시점도 주목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외교 내막을 담은 회고록으로 파문을 일으킨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1월 대선 전 3차 북미 정상회담이 열리는 '옥토버(10월)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거론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 국익연구소(CNI) 한국 담당 국장 등 한반도 전문가들도 잇따라 비슷한 관측을 내놓고 있다.
볼턴 전 보좌관은 2일(현지시간) 뉴욕 외신기자협회(FPA)가 주최한 화상 회견에서 연내 북미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미국에는 선거 직전 '옥토버 서프라이즈'라는 표현이 있다"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을 앞두고 유권자 표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대형 이벤트로 북미 정상회담을 추진할 수 있다는 의미다. 그는 "대통령이 큰 어려움에 처해 있다고 느낀다면 그의 친구 김정은과의 또 다른 회담이 상황을 뒤집을 무언가처럼 보일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볼턴 전 보좌관은 북한의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를 거론하며 "북한은 (비핵화) 프로세스 전반에 관해 자신들이 정확히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선 "사진찍기용 행사 등을 위해 2년을 낭비했으며 북한은 (2년 동안) 핵과 탄도미사일 활동을 계속함으로써 이득을 취했다"며 거듭 비난했다.
카지아니스 CNI 국장도 이날 대선 전 3차 회담 가능성과 관련한 미국의 기류를 묻는 국내 언론의 질의에 "정확히 어디에서 소문이 나오는지 알기 어렵다"면서도 "정상회담이 아주 가능성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충분한 얘기가 있었다"고 말했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한국국제교류재단과 공동으로 개최한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제기됐다. 빅터 차 CSIS 한국석좌는 "옥토버 서프라이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면서 영변 핵시설과 일부 제재 완화 간 맞교환 가능성을 거론했다. 정 박 브루킹스연구소 한국석좌도 "트럼프 대통령의 특성을 고려할 때 추가 북미 정상회담을 배제할 수 없다"고 내다봤다.
미국 조야의 이 같은 기류는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유럽연합(EU)과의 화상 정상회담에서 미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중재 의지를 밝힌 시점과 맞물려 주목된다. 때마침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부장관 겸 대북정책특별대표의 방한도 이르면 7일 이뤄질 예정이다. 비건 부장관은 최근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가능성을 낮게 본다"면서도 북한을 향해 대화 복귀를 촉구했고, 외교가에선 그의 방한 기간 중 판문점 북미 대화 가능성도 거론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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