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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호텔 월드의 '의료진 뷔페 할인' 지금 꼭 해야 하나?

입력
2020.07.02 11:43
수정
2020.07.02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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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희생에 감사" 취지…라세느 최대 50% 할인
온라인선 "좋은 행사" "아직 종식 안 됐는데" 여론 갈려
방역당국 '고위험시설' 분류…현직 의료진들 반응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호텔 월드의 뷔페식당 '라세느'. 롯데호텔 월드 공식 홈페이지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롯데호텔 월드의 뷔페식당 '라세느'. 롯데호텔 월드 공식 홈페이지

롯데호텔 월드의 뷔페식당 '라세느'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희생에 감사하다는 취지로 의료진 대상 할인행사를 벌이고 있는 것과 관련해 2일 온라인상에서는 여론이 갈리고 있다. 의도는 좋으나 코로나19 종식이 아직 멀었는데 고위험시설로 분류되는 뷔페에 의료진을 불러모으는 것이 적절한가를 두고서다.

'의료진 덕분에' 뷔페 최대 50% 할인…"좋은 취지 행사" "확진자 나오면?" 분분

롯데호텔 월드가 최근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게시한 행사 홍보문에 따르면 라세느는 1일부터 다음달 31일까지 의료진 1인을 포함한 동반 4인에게 주중 점심 50%, 주중 저녁 30%, 주말 점심·저녁 20% 식사 할인을 제공한다.

대상은 의료법상 의료인인 의사·치과의사·한의사·조산사·간호사, 의료기사법상 의료기사인 방사선사·임상병리사·물리치료사·작업치료사·치과기공사·치과위생사·보건의료정보관리사와 기타 보건의료인으로 분류되는 간호조무사·약사·한약사다. 테이블당 4인 한정으로 사전에 유선으로 예약을 하고 의료인 면허증·자격증을 지참해야 한다.

이 행사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 확산되면서 "이런 이벤트 너무 좋다"(yo****), "다들 면허증 준비해 놓고 있어라"(1n****), "면허증 좀 써볼까"(6_****), "회식 각이다"(ga****) 등의 반기는 반응이 있는가 하면 "이 시국에 여기서 코로나19가 전파되면 볼만하겠다"(ke****), "누가 보면 코로나19 종식된 줄 알겠다" 등 우려하는 의견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의료진들은 아직도 집과 병원을 오가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하고 있는데 취지는 좋다고 할 수 있지만 좀 더 신중하게 생각하고 진행해달라"며 "구역을 나눠 마주보지 않게 좌석을 배치하거나 개별 상차림을 하지도 않을 텐데, 다른 곳도 아닌 뷔페에서 정말 너무하는 것 아니냐"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의료진들이 전염되면 병원 문을 닫아야 하는데 진료 받는 환자들은 어떻게 되나. 슈퍼전파자가 될까 봐 조심하는 의료인들을 생각한다면 다른 방법으로 마음을 전하라"며 "잠실에서 제일 가까운 병원 의료진들이 설마하며 갔다 전염되면 정말 두고두고 원망할 것 같다"(ju****)"라고 덧붙였다.

방역당국 "뷔페 고위험시설, QR코드 의무화"…현직 의료인들 "각별히 조심해야"

롯데호텔 월드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온 라세느 뷔페 할인행사 홍보문. 롯데호텔 월드 SNS 캡처

롯데호텔 월드 공식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라온 라세느 뷔페 할인행사 홍보문. 롯데호텔 월드 SNS 캡처

방역당국은 뷔페식당을 고위험시설에 추가해 7월부터 방문시 QR코드를 입력하도록 의무화한 바 있다. 최근 지역감염이 잇따라 발생하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를 1단계에서 2단계로 격상한 광주시의 경우 클럽 등 유흥주점과 함께 뷔페 또한 고위험시설로 지정, 이날부터 15일까지 시설 운영 자제를 권고하는 집합제한 행정조치를 시행하고 있다.

현직 의료인들은 롯데호텔 월드의 행사와 관련해 어떻게 생각할까? 서울의 한 대학병원에서 일하는 한 감염내과 의사는 이날 한국일보에 "신규 확진자가 줄어들었다고는 하지만 계속 발생하고 있는데 아직 시기상조로 보인다"라며 "사회 생활을 아예 안 할 수는 없고 과마다 분위기가 다르기는 하지만 병원은 가급적 주말 약속을 줄이고 감염을 조심하자는 경각심을 갖고 있다"라고 전했다. 또한 "뷔페는 여러 사람이 덜어 먹기 때문에 담는 와중에 비말이 음식에 튈 수 있어 더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지역거점공공병원에 근무하며 코로나19 대응을 맡았던 한 간호사 또한 "지역사회 소비활성화도 필요하고 좋은 취지에서 행사를 한다는 부분은 감사하지만 체온 측정, 손 씻기, 일정 거리 유지 등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야 할 것"이라며 "의료진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이니만큼 감염병 예방에 대한 필수 지식은 갖고 있어 문제가 발생할 확률은 덜 할 수 있다"라고 봤다. 그러면서도 "평소처럼 음식을 한데 모아놓는 게 아니라 양을 1인분씩 미리 나눠두고 가져가도록 하는 등 호텔 측의 추가적인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질병관리본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이날 발표한 '음식점 유형별 핵심수칙'에 따르면 뷔페식당은 음식을 공동 이용한다는 점과 다중 행사가 많이 열린다는 점에서 감염 위험이 있다. 이에 다중에 모이는 이벤트성 행사를 자제하고 시간 예약제를 운영할 것을 권장했다. 또한 입구와 테이블 등에 손 소독제·비닐장갑 등을 비치해 공용집게 사용 전·후 사용하도록 하고, 대화하거나 이동·대기할 때는 마스크를 착용하라고 강조했다.

이유지 기자
이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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