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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IS가 만든 '지하드 마약' 1조원어치 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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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 IS가 만든 '지하드 마약' 1조원어치 압수

입력
2020.07.02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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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애는 암페타민... 전투 전 대원들에 복용시켜

이탈리아 캄파니아주 살레르노항구 인근에서 경찰 수사관들이 압수한 IS 마약 '캡타곤' 14톤을 살펴보는 모습이 1일 공개됐다. 살레르노=AFP 연합뉴스

이탈리아 캄파니아주 살레르노항구 인근에서 경찰 수사관들이 압수한 IS 마약 '캡타곤' 14톤을 살펴보는 모습이 1일 공개됐다. 살레르노=AFP 연합뉴스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에서 생산한 마약 14톤을 이탈리아에 밀반입하려다 덜미를 잡혔다. IS가 소속 대원들에게 복용시킨 것으로 알려진 '캡타곤' 알약이다. 압수 규모로는 역대 최대로 평가된다. 

이탈리아 재무경찰은 1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남부 도시 살레르노의 항구에서 마약 성분인 암페타민이 들어 있는 시가 10억유로(약 1조3,400억원) 상당의 캡타곤 알약 8,400만정을 압수했다"고 밝혔다. 해당 마약은 시리아에서 보내진 컨테이너 안에서 발견됐고, 산업용 종이 실린더 안에 숨겨져 있어 항구의 탐지장비가 감지하지 못했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자국 범죄조직 카모라를 수사하는 과정에서 마약 반입 정보를 입수했다. 카모라는 마약을 받아 이탈리아 내에서 유통하는 역할을 맡은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유럽 내 합성마약의 생산과 유통이 중단되면서 마약 밀매업자들이 시리아로 시선을 돌린 것으로 보인다"면서 "이번에 압수된 마약은 전체 유럽 시장을 만족시키기에 충분한 규모"라고 지적했다. 

환각성 물질 암페타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캡타곤 알약. AFP 연합뉴스

환각성 물질 암페타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캡타곤 알약. AFP 연합뉴스

사실상 IS가 유럽으로 마약을 밀반입하려 했다는 게 경찰의 결론이다. 캡타곤은 두려움과 피로감을 줄여주는 물질인 암페타민을 주성분으로 하는 마약이다. IS가 전투에 나서는 소속 대원들에게 복용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지하드(이슬람 성전) 마약'으로도 불린다. 한 알만 먹어도 피곤함을 느끼지 않고 며칠씩 전투를 벌일 수 있는 '슈퍼 전사'가 된다는 증언도 있다. IS는 중동 내 캡타곤 제조ㆍ유통을 독점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탈리아 항구에 도착한 시리아발(發) 컨테이너에서 마약이 발견된 건 처음이 아니다. 지난달에도 살레르노항에서 대마초를 농축한 환각물질인 해시시 2,800㎏과 암페타민 100만정이 경찰에 압수된 바 있다. 경찰은 "시리아는 최근 몇 년 사이 세계적인 암페타민 생산국으로 부상했다"며 "IS는 시리아에서 생산되는 합성마약 거래로 테러활동 자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강유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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