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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의 길 간다"... 통합당 내주 '빈손'으로 국회 복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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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의 길 간다"... 통합당 내주 '빈손'으로 국회 복귀

입력
2020.07.02 18:10
수정
2020.07.03 00:49
6면
0 0

당내 의원들 주말까지 상임위 배분 마무리
간사 3선급 파격 배치... 원내 투쟁 본격화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김종인 미래통합당 비대위원장이 2일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뉴스1


더불어민주당의 ‘국회 상임위원장 싹쓸이’에 반발하며 국회 일정을 보이콧 중인 미래통합당이 다음 주 국회에 전격 복귀한다. ‘민주당이 제공할 복귀 명분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제 발’로 복귀해 원내에서 투쟁하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공룡 여당을 상대로 한 원 구성 협상에서 아무 것도 얻지 못했지만, 이른바 ‘약자 프레임’이 오히려 민심을 등에 업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주호영 통합당 원내대표는 2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다음주 초 상임위 일정에 복귀하느냐’는 질문에 “그 즈음이 될 텐데, 구체적 날짜는 상황을 봐 가면서 정하겠다”고 말했다.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민주당이 3차 추가경정예산안을 단독으로 처리한 뒤 다시 소집할 임시국회에 등원하겠다는 뜻이다. 통합당이 추경 처리엔 손도 대지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면서 3차 추경을 둘러싼 비판도 찬사도 민주당에 돌아가게 됐다. 

통합당은 지난달 29일 민주당이 국회 상임위원장직 18개 중 17개를 독식하자 “법사위를 야당 몫으로 돌려놓으라” 요구하며 국회 일정을 중단했다. 통합당이 사흘 만에 ‘빈 손 복귀’를 결정한 것은 원내 투쟁 외에는 거대 여당의 독주에 저항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꿈쩍하지 않은 채 연일 단독 국회를 열고 있다. 강경한 민주당이 통합당에 복귀 명분을 만들어 줄 가능성은 희박하다. 

통합당의 선택은 '전략적 백기투항'이기도 하다. 통합당 원내 지도부는 여당과 적당히 타협하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거대 여당의 횡포에 무력하게 당하는 ‘약자’의 길을 가는 것이 국민의 지지를 받는 데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여론도 '약자' 통합당에 우호적이다. 리얼미터가 TBS 의뢰로 지난달 29일부터 사흘간 유권자 1,507명에게 민주당의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대한 평가를 물은 결과, 응답자의 절반(50.7%)이 ‘잘못했다’고 답했다. ‘잘했다’는 답변은 38.5%에 그쳤다. 지지 정당이 없는 무당층에선 ‘잘못했다’는 답변 비율이 57.7%로, ‘잘했다’(22.4%)를 두 배 이상 압도했다.

통합당은 이번 주말까지 당내 의원들의 상임위 배분을 마무리한 뒤 다음 주 초 상임위에 복귀해 본격적인 ‘원내 투쟁’을 시작한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2일 한국일보와 만나 “3선 의원 중 일부는 상임위 간사를 맡게 될 것”이라고 공식화했다. 초ㆍ재선이 맡는 것이 관행인 상임위 간사에 ‘위원장급’ 3선 의원들을 파격적으로 배치해 화력을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당초 국회 법제사법위원장 유력 후보였던 김도읍 의원과 한기호 의원 등 중진들이 주요 상임위 간사로 거론되고 있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서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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